<에너지칼럼> 에너지파동 잊지말고 미래지향적 투자를
<에너지칼럼> 에너지파동 잊지말고 미래지향적 투자를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9.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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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상당히 빨리 지난 일을 잊는다. 외환위기가 불과 3년 반 전 일인데 그때의 아프고 놀랐던 기억은 벌써 희미해 졌다.
1970년대에 겪은 두 차례의 석유 파동은 옛날 이야기라 치더라도, 일년 전에 중동의 긴장 등으로 유가가 연일 올라가고, 이에 따른 물가걱정과 함께, 미국은 도대체 무얼 하는가, 왜 정부는 이러한 사태에 미리 준비하지 못했는가에 대한 책임공방도 있었고 또한 여러 가지 해결책도 제의되었다.
그러나 불과 일년이 지난 요즈음 유가라든지, 에너지 수급에 크게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우리가 쉽게 과거지사를 잊어버리는 이유는 우리가 대륙에서 뛰어 놀던 몽고족이기 때문에 대륙적인 성향으로 작은 일들은 쉽게 잊어버리면서 산다는 것이다. 대륙적이라면 상당히 좋게 들리는데, 그래도 기억해야 할 것은 기억해야 할 것 같다.
다행히 상당수의 정부와 공기업에서 일하는 분들은 이러한 일들을 잊어버리지 않고, 맡은 일을 잘 하고 있다.
지난 8월 23일 김대중 대통령과 천득령 베트남 국가 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과 베트남 석유개발 성공 기념식이 성대히 열렸다. 베트남의 15-1 광구에서의 대형 유전 발견 성공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15-1 광구는 베트남 남동쪽 해상에 위치하며 해안에서 약 50Km 떨어져 있는 Cuu Long 분지에 포함되어 있다.
이 지역의 또다른 유전인 Bach Ho 유전은 이미 1975년에 Mobil사가 원유를 발견하였으나 베트남 전으로 인해 철수한 바 있다.
15-1광구의 추정 매장량은 약 5억 7천만 배럴(약 7천 7백 5십만톤)에 달하며 한국 측의 지분은 23.25%이다.
에너지 자원이 거의 없는 우리 나라로서는 무엇보다도 반가운 소식이고, 또한 앞으로의 우리의 자원개발의 방향을 가르쳐 주는 이정표 같은 경사인 것이다.  전 세계의 원유 추정 매장량은 약 1천 4백 9억 톤 정도이며 1999년의 통계에 의하면 앞으로 약 42년간 사용하면 고갈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전 세계의 천연가스 매장량은 약 1천 2백 72억톤으로 추정되며 가채년수는 약 62년이다. 42년이나 62년은 결코 긴 세월이 아니며, 우리는 이 기간동안에 에너지 절약과 효율적인 사용방법을 계속 연구하여 이 기간을 늘려야 하며, 또 새로운 에너지원을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쉽게 채굴할 수 있는 원유와 가스가 고갈될 경우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는 연료중의 하나가 가스 하이드레이트 이다. 가스 하이드레이트란 천연가스(주성분이 메탄임)가 안정된 온도, 압력 조건하에서 물분자와 결합하여 얼음 상태로 해저 깊은 곳이나 러시아와 같은 동토의 육지에 고체 상태로 매장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1960년대 러시아에서 처음 보고 되었으며, 현재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저비용 생산기술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매장량은 석유, 가스, 석탄 등 모든 화석연료에 비해 약 2배(탄소량 기준)에 달하는 막대한 양이다.
한국가스공사의 미래 성장에너지 선점 사업인 가스 하이드레이트 탐사 및 기술개발이 "정부의 에너지 자원기술개발 지원사업"과 맥을 같이 하여 2000년 1월부터 진행되고 있다. 가스 하이드레이트 기술개발 사업에는 2000년부터 2004년까지 5년간 약 26억원(정부 11억원, 한국가스공사 15억원)의 기술개발비가 투입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에서는 가스 하이드레이트 생산, 수송 및 활용을 위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한편 한국 지질자원연구원(구:한국자원연구소)는 동해안 울릉분지 부근을 5개 해역으로 구분하여 탐사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탐사결과는, 이 지역에서의 가스 하이드레이트의 부존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이러한 탐사는 많은 투자를 필요로 하고 또한 투자위험이 따르기 때문에 공기업인 한국가스공사가 아니면 시작하기 어려운 사업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에너지 문제를 잊어버리고 바쁘게 살고 있는 동안 누군가는 앞날을 위해 투자하며 연구하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범순 한국가스공사 연구개발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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