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수첩> 사서 매 맞을 필요있나
<에너지수첩> 사서 매 맞을 필요있나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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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감사 시즌이 다가옴에 따라 수감기관들은 요즘 의원들이 요구하는 각종 자료를 준비하느라 여념이 없다. 에너지분야 공기관들 역시 10일부터 열리는 산자위 국정감사에 대비한 비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이번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전력분야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역시 배전분할이다. 배전분할 자체가 일반인과 직결되는 전기요금 문제 등과 연관돼 있는 만큼 내년 선거를 의식한 의원들의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산자부와 한전에는 배전분할 관련자료에 대한 의원들의 자료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요구에 대해 산자부와 한전의 분위기는‘그럭저럭 넘어가 보자’는 식이라는 느낌이다.
배전분할에 대한 에경연의 연구가 확실하게 마무리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굳이 자료를 내놓아 문제를 만들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배전분할은 어떻게 된거냐”는 질문에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로 답하면 될 것을 세부자료를 공개해 ‘사서 매를 맞을 필요가 있냐’는 얘기다.
이런 재치(?)있는 발상은 정부 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사실 배전분할에 대한 방향이 확실히 정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배전분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의원들의 중구난방식 문제제기가 본질을 벗어나 쓸데없는 문제를 야기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런 우려를 십분 이해한다해도 국감에서 배전분할 문제를 대충 비켜 가보자는 생각은 문제가 있다.
앞서 언급했듯이 배전분할은 일반인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빨리 공론화해 여러 가지 의견을 수렴, 최적의 방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배전분할은 발전부문 분할보다 더 큰 파장을 가져 올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정부 내부의 기본방침이 있다하더라도 전문가와 여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력산업구조개편의 성공은 수많은 논의과정을 통해 최대한 오류를 줄이는데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상기해 볼 때다.

<변국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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