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만희 (주)코러스닷컴 사장
양만희 (주)코러스닷컴 사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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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B2B, 유통질서 선진화^정유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수 ”


“석유전자상거래(B2B)는 꼭 활성화 돼야 합니다.”
중국 B2B 업체와 최근 업무제휴를 하고 돌아온 코러스닷컴 양만희 사장은 B2B 사업에 언론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면서 인사말을 대신했다.
B2B 업계는 지난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지만 한마디로 `돈벌이'가 안돼 대부분 업종을 전환하거나 폐업의 길을 걷고 있는 와중에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업체는 불과 3∼4개 정도에 불과해 흔히 말하는 `벤처시장'의 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6월 예스오일(yesoil)이라는 사이트로 석유 B2B 사업을 시작한 코러스닷컴도 수입이라고는 월 일천만원도 못되는 열악한 시장에서 오직 B2B 사업을 성공시켜야겠다는 집념하나로 오프라인에서 돈을 벌어 온라인에 투자하고 있는 어려운 형편. 사투를 벌이다시피 B2B사업을 지속하고 있다.
코러스닷컴은 그나마 월 일천만원 정도의 수입이라도 있지만 다른 업체는 오일펙스나 넷오일, 이비투아이를 제외하면 수입이 전무한 상태로 알려지고 있다.
석유 B2B 사업은 전자상거래에서 계약을 맺어주고 석유의 공급자와 소비자에게 일종의 중개료, 수수료를 받는 사업이다.
국내 연간 석유시장 규모는 약 40조원 정도지만 아직 B2B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거래는 연간 0.1%에도 못미치는 수준.
사업가라면 미래를 보고 투자해야 한다지만 B2B 사업을 시작한지 1년이 넘어서도 회사운영비의 10%도 벌어들이지 못하는 현실에서 중소업체로서는 웬만한 집념이나 재력이 없으면 매달릴 수 없다.
사막 한가운데서 오아시스를 찾는 것보다 어려운 B2B사업, 무엇 때문에 양사장은 그토록 강한 집념을 보이고 있는 것일까.
2시간 정도에 걸친 그의 B2B 지론이 펼쳐졌다.
“B2B는 석유유통질서를 선진화하자는 것입니다. 현재 국내 석유 유통단계는 정유사 대리점, 부판점, 주유소 등 여러단계를 거치면서 유통비용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B2B는 컴퓨터 화상에서 정유사와 소비자가 직접 거래를 하는 것으로서 유통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입니다.”
B2B사업은 정유사, 소비자, 국가경제에 이익을 주는 사업입니다. 사업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습니까?
“국내 석유시장은 정유사가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습니다. B2B에서는 공급자인 정유사와 소비자 사이에서 이른바 시장가격에 따라 석유 가격이 정해집니다. 정유사들이 시장에 가격 결정권을 내주게 되면 경쟁시장에 내몰리게 되지요. 수십년 동안 공급자로서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는 정유사로서도 결코 단시간 안에 상황의 변화에 따르기가 쉽지는 않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국내 석유의 유통구조가 아주 복잡합니다. 어느 정유사이든 매일 판매가격을 고시하면서도 주유소에 공급되는 가격은 각기 다릅니다. 내적으로 얽혀져 있는 문제를 풀기가 그렇게 쉽지 않습니다.”
거대한 정유사를 상대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할 것 같은데 쉬운 일이 아닐 것 같군요. 너무 힘든 일이 아닐까요?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정유사들도 어느정도 공감하는 분위기가 성숙되어가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해외메이저들이 진출해 30% 이상 덤핑을 하면서 일본 석유시장을 뒤흔들어 놓았습니다. 일본과 중국에는 해외메이저들이 직접 진출하여 시장장악에 나서고 있는데 비해 우리는 아직까지 일부 석유제품수입사들이 소량을 수입하는 형편이지만 멀지않아 우리도 똑같은 형편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만약 현재 해외 메이저들이 국내 석유시장에 진출한다면 국내 정유사들은 풍전등화나 다름없을 것입니다. B2B 사업은 이러한 사태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B2B 사업이 국내 정유사들의 가격결정권을 시장으로 옮겨 정유사들의 권리를 뺏자는 것이 아닙니다. 이제 우리는 어느 분야이든 국내시장에 한정해서 말할 수 있는 곳은 없지 않습니까. 국제시장, 세계시장 속에 있는 것이지요. 석유산업은 여태껏 정부의 통제하에 자율성이 제약되는 면이 있었지만 내적으로는 시장보호를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시장을 보호받을 수는 없습니다. B2B 사업은 석유유통단계를 줄여 유통비용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B2B로 인해 국내 정유사들이 시장가격 체계로 전환하여 국제 경쟁력을 기는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갖고 있습니다.
국내 정유사들의 경쟁력은 우리는 누구도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정유사들이 석유제품 생산원가 자료를 기업의 비밀이라는 이유로 공개하지 않았지만 그 이면에는 생산원가조차 제대로 분석하고 있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일반적으로 외국에서는 정유공장의 가동률이 70∼80% 정도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120∼130% 정도 가동해 수출가격보다는 오히려 더 낮은 가격에 시장에 덤핑물량을 내놓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연간 무자료 거래로 이루어지는 탈루세액이 1조5천억원에 이른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이렇게 국내 정유사들이 방만한 경영을 하고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것은 공급자가 시장가격 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국내 정유산업의 비효율적인 경영을 시정하기 위해 정부는 B2B시범사업을 시작하면서 적어도 외국의 물량이 25% 정도는 국내에 유입돼야 국내 정유산업의 경쟁력을 기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양사장은 B2B사업이 정유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한 방편이지만 현실적으로 정유사의 참여없이는 B2B사업이 성공할 수 없다면서 정유사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닌 만큼 기사를 쓰는데 정리를 잘해줄 것도 부탁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B2B 사업이 잘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유사, 즉 물량공급자가 있어야 한다. 현재 B2B를 통해 거래되는 물량은 대부분 석유수입사들의 물량이다.
아무리 시장이 값싸고 좋다한들 시장이라는 것은 팔 물건이 없으면 무의미하다는 것이다.
정유사들도 최근 B2B 거래 시대가 올 것을 예고하면서 자신들이 직접 출자하여 B2B 사업체를 만든 것에 대해 양사장은 정유사들의 경영환경에 대한 대처가 아직은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면이 있다면서 인식의 변화를 기대했다.
양사장은 B2B 활성화를 위해 거듭 정유사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시대변화를 읽을 줄 아는 경영 마인드를 요구했다. 작게나마 B2B의 영향으로 정유사들이 대리점을 축소하고 덤핑거래가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덧붙여 양사장은 모정유사 회장은 공개적으로 석유시장의 독과점시대는 지나갔다면서 앞으로는 돈벌이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이야기는 동북아 석유물류 중심지로 우리가 부상해야 한다는 것으로 옮겨갔다.
“동남아 석유시장의 물량은 세계 석유시장의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중 80%가 일본·중국 그리고 한국이 차지하고 있는데도 불구, 거래는 싱가폴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가 제대로 위상을 왁립하고 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을 가보니까 아직 우리보다는 B2B 사업 수준이 낮으나 상당히 열성적이었습니다. 우리가 국내 B2B 산업을 발전시켜야 동북아 B2B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일본이나 중국사이에서 우리가 석유물류 중심지로 부상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적인 사람도 있지만 네덜란드는 좁은 국토이면서도 유럽의 물류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과 중국사이에서 우리는 오히려 지리적 지질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갖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떠한 목표를 갖고서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습니다. ”
석유전자상거래 사업은 벤처기업의 성공률이 3% 정도라고 했듯이 결코 쉽게 이뤄질 수 있는 성공의 길은 아닌 것 같다. 그러나 B2B사업은 정유산업의 경쟁력 강화 석유유통시장의 선진화, 동북아 물류중심지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개척의 길을 가야 할 것 같다.
`도토리 키재기'라 했던가. 그래도 앞서 나간다는 코러스닷컴 양사장이 어떻게 B2B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것인지 주목해야 할 것 같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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