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기술 발전이 에너지분야에 미치는 영향
나노기술 발전이 에너지분야에 미치는 영향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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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효율 低비용 에너지산업 혁명일으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올 7월 18일 오후 청와대에서 김대중 대통령 주재로 회의를 열고, 향후 10년간 정부와 민간부문을 합해 총 1조4천8백50억원을 나노기술에 투자하는 내용의 `나노기술 종합발전계획'을 확정했다.
이미 미국 일본 유럽 각국들은 2000년대부터 그 중요성을 인식하여, 미국은 국가 나노기술개발 전략(NNI, National Nanotechnology Initiative)을 마련하여 추진 중이며, 일본은 2000년 말부터 나노기술 장기종합계획을 준비하여 왔고, 독일 등 유럽국가도 국가적 차원의 체계적인 대응책을 세우고 있는 중이다.
나노기술이 어떠한 것이길래 이렇듯 각국이 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자 하는 것인가? 나노기술에 거는 기대는 `과학기술의 새로운 영역을 창출하거나, 기존 제품의 고성능화로 IT, BT, ET와 함께 21세기의 신(新)산업혁명을 주도할 핵심 기술로 등장'할 것이라는 데 있다.
나노기술(NT, Nanotechnology)은 원자 크기에 해당하는 0.1nm에서 거대분자 크기인 100nm 범위의 크기를 다루는 기술이다. 나노기술을 통해 물질의 특성을 분자 원자 단위에서 규명하고 제어함으로써 기존 물질의 변형 개조는 물론, 신물질의 창출이 가능하다.
나노기술은 기술적 방법에 따라 top-down 방식과 bottom-up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전자는 큰 덩어리를 조각내는 방식으로 미세화, 정밀화를 나노미터의 극한까지 추구하여 가는 방식이고, 후자는 원자나 분자를 하나 하나씩 조합하거나, 조직이나 배열을 정밀히 제어하여 새로운 기능을 발현시키는 방식이다.
 Top-down 방식의 대표적인 예가 반도체 공정이고 bottom-up 방식의 대표적인 예가 화학물질 합성이다.
아직 시작에 불과한 성숙되지 않은 기술이며, 다루고자 하는 대상이 원자, 분자 현상의 해석, 조작 등의 원천기술로부터 제품화 응용에 이르는 분야이기 때문에 물리, 화학, 수학 등 기초연구분야와 전자, 재료공학, 엔지니어링 기술의 결합이 필수적이어서 중장기적인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나노기술의 개발이 에너지 및 환경 분야에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가?
에너지는 현대 산업사회의 근간으므로, 이의 안정적인 확보 및 효율적 이용과 국제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에너지기술의 확보는 21세기를 영위해갈 원동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에너지분야에 나노 관련기술을 접목시킨다면, 저비용 고효율의 구조를 이룰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최근의 고유가와 에너지 수급 불안의 충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고 연간 250억$에 이르는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국가 현실로 볼 때, 나노기술 개발 적용이 주는 파급효과는 에너지관련 비용의 절감외에도 환경측면에서 매우 놀라울 것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다.
나노 구조를 이용한 새로운 기술들의 잠재성은 고효율로 태양에너지를 유용한 형태로 변환, 나노튜브의 수소저장기술을 이용한 고효율 연료 전지 제작, 에너지 소비와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1nm의 균일한 기공을 가지는 결정질 재료의 촉매 제조, 정유의 극미립 불순물을 제거하기 위한 수 nm 크기의 기공을 가진 물질인 MCM-41, 타이어의 강화제인 카본 블랙을 대체할 환경 친화적이며 내마모성인 nm 크기의 유기 점토와 고분자 입자를 생산 기술은 현재 적용 또는 연구가 진행 중에 있으며, 에너지 및 환경 측면으로 이들 몇 가지 기술을 자세히 살펴보자.

 ■ 해수 담수화

신선한 물 공급은 감소하는 반면 세계 인구는 증가하고 있어, UN은 2025년까지 세계 인구의 32%에 해당하는 48개 나라가 신선한 물의 부족을 겪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나라 역시 물 부족국가의 대열에 올라 있다.
물의 정수나 담수를 만드는 것이 물 부족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해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환경보전과 예방의 측면에서 시선을 끌고 있다. 무절제한 물 사용이 오염에 의한 경우에 비해 두 배 이상 물 부족을 증가시키고, 오염은 또 다시 물 부족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해수의 담수 기술로서, 나노기술을 적용한 에너지 효율형인 Flow Through Capacitor(FTC) 기술은 해수를 담수화하는 장치로서 에너지 소비를 최신의 역삼투압 방식의 1/10, 증류방식에 비해서는 1/100 정도로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고 발표된 바 있다.
FTC에 작은 전압이 공급되면 해수의 용해된 이온이 전기적으로 표면 전극으로 이동하므로, 아래 그림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물에서 음이온(Cl-, SO3-)들은 양극으로, 양이온(Na+, Ca++)들은 음극으로 모이게 된다.〈그림1 참조〉
FTC의 성능은 하전된 이온의 흡착 용량을 늘리고 저항 손실을 줄이는 새로운 고전도성 전극 물질을 제작할 수 있는 나노기술에 근거를 두고 있어서, 에너지 효율형의 담수화 공정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나노 기술은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미세한 유해 입자의 제거, 폐수 처리 및 재활용 및 화학, 석유산업을 비롯한 각종 산업에서의 미세한 입자들을 제거하기 위한 나노필터의 제조기술로서도 응용이 될 것이다.

 ■ 조명 분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리관내의 텅스텐 필라멘트 형태인 에디슨(Edison)의 백열등에서는, 전기를 필라멘트에 보내면 필라멘트가 열을 받아 나오는 에너지의 일부는 가시 광선 영역의 빛을 내보내고 나머지는 열로서 소실된다.
 미국에서 총 전기량의 약 20%가 백열등과 형광등을 포함한 조명에 소비되고 있으며, 이 수치는 630만 달러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전기 생산에 관련하여 약 1억1200만톤의 탄소를 발생시켜 환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조명 기술로서 반도체 구조가 배터리의 작은 전압에 의해서도 빛을 방출시킬 수 있음이 알려짐에 따라 LED의 작동에 경이적인 효율증가를 가져왔다.
그림2에서 보여지는 칩 모양의 붉은 색의 LED의 효율은 45%로서 아주 높은 에너지 효율을 보인다.  나노기술에 근거한 조명의 이익은 세계 에너지 소비량의 10%이상 감소와 2억만 톤의 탄소 발생의 감소 및 연간 1000만 달러의 에너지 절감의 잠재성을 보일 것이다.

 ■ 수송분야

운송 수단에서 연료 절약의 필요성으로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플라스틱과 유사한 새로운 경량소재의 사용이 요구되고 있으나, 너무 비싼 가격 때문에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진 않다.
따라서 국제적으로 연구되고 있는 새로운 재료인, 나노복합체는 나노크기의 플라스틱이 분산되어 있는 강화고분자이며 경량이면서 성형이 가능하고, 금속의 세기에 가까워, 현재로선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경제적인 해결책이다.  그러나 운송 수단에 적용하기 위해선 생산된 나노복합체를 부품을 효율적으로 제조하는 방법 및 플라스틱 전체에 입자를 분산시키는 방법 등의 기술개발이 요구된다. 위의 가능성을 적용하여 무게를 감량하면, 미국 자동차 회사에서 1년에 생산하는 자동차의 수명기간에 150억리터의 가솔린을 절약할 수 있으며, 50억kg의 CO₂ 방출을 줄일 수 있어 에너지 및 환경 분야에 이점을 가져올 수 있다. 나노 복합체는 또한 자동차 이외에도 건설분야에서 파이프 및 부속품, 냉각파이프, 사업분야, 의료분야 그리고 가전제품에 적용할 수 있다.

 ■ 산업분야

석유화학공정에서 중요 목표는 높은 수율을 위한 높은 선택도를 갖도록 촉매반응을 향상시키는 것은 제한된 자연 자원의 효율적인 이용에 도움을 줄 것이다.
에너지 및 화학 산업에 차후 거대한 영향을 줄 나노크기 물질의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흡착/분리, 특히 가스 흡착과 분리, 나노크기 촉매 입자를 이용한 기발한 화학 촉매 작용 가능성이 있다.
혁신적인 나노 결정구조 재료의 발전으로 탄화수소 촉매에 변혁을 가져오게 되면서 1 nm보다 더 작은 크기의 기공과 화학 표면으로 이루어진 다공성 재료인 제올라이트에 주목하게 되었다.  제올라이트 촉매는 매년 석유화학분야에서 70억 배럴 이상이 사용되고 있으며, 뉴질랜드에서는 촉매를 이용하여 천연가스에서 메탄올을 거쳐 고옥탄 연료로 전환함으로서 사용되는 석유의 1/3을 생산한다.
제올라이트는 이제 1999년에 300억$를 초과하는 상업적 가치를 가지는 탄화수소분해와 개질 공정에 촉매를 제공하고 있다.
나노 촉매용 재료의 합성 및 분산기술, 나노 기공 촉매 담체 재료 개발, 촉매 입자 코팅기술 및 코팅장치 설계, 제작기술 등 나노기술의 체계적인 발전으로 1999년 이후 세계 촉매 시장은 2100억$를 넘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에너지 저장분야

잘 알려진 세공 크기와 고표면적을 갖는 어떤 새로운 나노구조의 물질이 현재 에너지 저장, 화학분리, 배터리기술에 무한한 잠재성을 가지고 있으며 에너지 생성 및 저장에서의 나노기술의 적용은 고용량, 고속의 충전 및 방전, 흡착 공정 제어를 효율적으로 가능하게 할 것이다.
현재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분야에서도 지르코니아 등 나노크기의 세라믹 입자를 이용할 경우 전해질 및 전극의 소결 온도를 매우 감소시켜 연료전지의 제조 단가를 크게 줄이고 박막화가 가능하여 전지 성능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또한 나노입자를 이용할 경우 기존의 고가의 CVD공정을 저가인 분사법 및 디핑 공정으로 교체가 가능하다.
Supercapacitor 및 2차전지용 축전소재의 합성기술로서도 나노 기술이 쓰일 전망이다.
차량용으로 수소를 사용하기 위하여 간편한 탄소계 신소재에 저장하는 기술이 제시되고 있으며 또한 나노크기의 합금입자로 제조함으로서 기존 합금소재와 비교하여 수소의 흡탈착이 쉽게 일어나도록 할 수 있다.

 ■ 에너지전환분야

나노크기 시스템은 폐기물의 생산량이 훨씬 적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 변환시스템을 제공할 수 있다.
국내의 대체에너지 확보의 중요성과 연계하여 태양에너지를 변환하여 값싼 고급 에너지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비교적 고가의 고체 태양전지(solid state solar cell)에 비교하여 가격과 제작의 간편성이 강조될 수 있는 반도체 성질의 전이금속 산화물의 나노크기 입자를 활용한 박막전극의 구성으로 고효율의 안정한 태양전지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시광활용 가능 나노크기 광촉매입자 제조, 전도성 고분자 합성 및 적용기술이 크게 활성화될 전망이다.

 ■ 에너지절약 및 기타

더욱 치열해지는 무한 국제기술경쟁 시대에 대처하기 위하여는 나노소재를 이용하여 산업용 에너지재료를 복합기능화하고 이를 각종 고기능 에너지기기에 적용시켜 나갈 것이다.
산업용 에너지 관련기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고온·구조재료, 다공재료 등의 내열성, 내식성 및 강도 등을 나노 입자들을 사용하여 극대화하기 위한 에너지재료의 복합기능화 기술이 크게 성장할 것이다.
나노크기의 물질의 표면적과 형태에 의해 큰 결합 및 강도를 갖는 합성 귀금속들은 건설 및 철강 산업에서 향상된 강도와 경도를 갖는 물질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노기술은 초소형의 센서, 고선택성의 센서 등에서 활용 가능할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나노크기 물질의 합성 및 특성분석의 새로운 기술에 의해 나노크기 과학과 기술이 발전되어왔다.  합성에서의 비약적인 진보는 나노크기 물질을 과학적 연구 및 특성화를 위해 쉽게 이용 가능하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대규모 산업의 시도와 이용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나노크기 구조 제어와 합성된 나노구조의 열적 화학적 안정성 제어가 중요할 것이다.
이러한 것은 다른 많은 영역의 과학기술과 연계되어 있으며, 이들의 이해에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나노기술을 환경 및 에너지 분야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에너지기술의 공공적 성격과 장기간이 소요되며,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요소가 많다는 특성 때문에 정부주도의 기술개발로 시작될 수밖에 없으며, 이에는 에너지관련 전문 연구기관의 주도적 역할이 필요할 것이다.

<김종원박사/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대체에너지연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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