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획/ 日本 로카쇼무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탐방기
해외기획/ 日本 로카쇼무라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탐방기
  • 한국에너지
  • 승인 2003.09.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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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과 함께 호흡하는 첨단시설 `자랑'
PR관, 일반인 이해 돕는데 최선, 중저준위 300만 드럼 부지 확보
재처리시설 2005년 4월 가동, 30∼40년후 지금부터 준비 `부러움


동경역에서 신간선에 몸을 싣고 북으로 3시간 10분을 달려 도착한 로카쇼무라촌은 전형적인 일본의 시골마을 풍경이다.
로카쇼무라촌은 일본 혼슈 북단 아오모리현의 시모키타 반도가 시작되는 곳에 위치하고 있다.
남북으로 약 33㎞, 동서 약 14㎞, 면적 253평방㎞로 북부지역은 전형적인 산악지대이고 중남부는 구릉지대로 1개의 호수와 4개 늪을 가지고 있다.
북부지역에 위치한 이유로 평균기온이 8.55도에 평균 적설량이 25.3㎝ 정도로 아오모리현 내에서도 눈이 많은 곳이라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다.
로카쇼무라촌에서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으로 가는 도로는 조용하고 깨끗한 인상을 풍긴다. 길가에는 로카쇼무라촌의 대표적인 나무인 삼나무가 군락을 형성하고 있고 일본식 목조 2층 집이 시골의 한가로운 멋을 더해주고 있다.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에 들어가는 길 근처의 언덕으로 일본 최대의 풍력발전단지가 눈에 들어온다.
올 4월 가동에 들어간 이 풍력발전단지는 현재 22기의 풍력발전기가 가동 중에 있고 1기당 1,500kW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내년에는 55기가 새로 추가돼 명실상부한 일본 최대의 풍력발전단지가 된다.
마을 입구에는 지역주민들의 문화공간인 ‘문화교류플라자’가 자리하고 있다.  1997년 7월 문을 연 이 문화공간은 방사성폐기물시설 뿐만 아니라 여러 원자력 관련 시설물이 들어섬에 따라 주변에서 인구가 유임됨으로써 마을 문화공간 치고는 상당한 규모를 가지고 있다. 대지 1만9,200 평방미터에 건평 5,500 평방미터로 33억엔이 들어갔다고 한다.
운영은 전적으로 지원금으로 충당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연간 1억6천만엔의 운영비 중 9천만엔은 국가장기기금에서 나오고 나머지는 로카쇼무라촌으로부터 지원 받고 있다.
플라자에는 각종 문화공간과 함께 도서관이 마련돼 있어 마을주민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방폐장에 도착해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시설물을 홍보하는 PR관. 구마기라 관장은 이 곳 시설물을 있는 그대로 설명하고 알리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고 한다.
이 곳을 방문하는 사람은 대략 연간 10만명에 이르고 있고 이 중 600여명 정도는 외국 방문객이라는 설명이다.
PR관에서는 방폐장 시설이 어떻게 운영되고 어떤 안전장치가 돼 있는지를 일반인들도 쉽게 알 수 있도록 모형으로 제작해 이해를 돕고 있었다.
방사성폐기물 시설에 대한 일반인들의 협조와 이해를 얻기 위해 일본이 얼마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지 실감할 수 있었다.
로카쇼무라 방폐장은 저준위폐기물 영구처분장과, 우라늄 농축 공장, 고준위수거물 임시저장시설, 고준위폐기물의 재처리시설로 구성돼 있다.
기자가 먼저 들른 곳은 저준위폐기물 영구처분장. 현재 15만 드럼이 매설돼 있는데 20만 드럼이 되면 제1처분장을 매립하게 된다. 옆으로는 제2처분장이 건설되고 있다.
매립된 저준위폐기물은 300년간 관리를 하게 된다.
이 곳에서는 저준위 폐기물 300만 드럼을 매립할 수 있는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고 한다.
저준위폐기물 처분장을 둘러 볼 때 관계자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직접적으로 유해하다는 느낌은 가질 수 없었다. 주위환경 역시 상쾌함을 줬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지난 1992년에 완공해 조업개시연도에 150톤을 처리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연간 1,500톤을 처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로카쇼무라 방폐장에서는 고준위폐기물 재처리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을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재처리시설은 지금 시운전 중이나 2005년 7월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재처리시설을 갖는 것은 일본에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재처리시설을 갖지 못해 고준위폐기물을 영국이나 프랑스로 가져가 재처리 한 뒤 다시 이를 수입해 저장해 왔다.
그러나 재처리시설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이러한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원자력연료 생산에 상당히 기여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재처리된 고준위폐기물은 고준위폐기물 임시저장시설에 저장되는데 현재 760개 정도가 저장돼 있다.
그러나 일본은 현재 고준위폐기물의 최종처분장을 찾고 있다. 로카쇼무라에 있는 것은 임시 저장시설이기 때문이다.
당초 처분장이 들어설 때 최종처분장이 아닌 임시 저장시설만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주민들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최종 처분장은 2030년에서 2040년 사이에 가동을 예정으로 하고 있다. 일본 그것을 벌써부터 신청공모를 하고 있다.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철저한 사전준비를 하는 모습에서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폐기물처분장을 둘러보고 나오는 중 근처의 강을 끼고 돌았다. 안내를 맡은 가이드는 이 강은 철새 도래지로 매년 수 많을 철새들이 찾아오고 있고 청어도 많이 잡힌다고 말했다.
로카쇼무라 방폐장을 나오는 맞은 편 노을 진 하늘에 철새들이 떼지어 날고 있었다.






■ 인터뷰 사사키 일본원연(주) 과장

“지역주민 끝없는 설득· 이해 통해 신뢰 구축해야”


고준위페기물 최종부지 40년후 보고 지금부터 공모
“지역지원 외 개인에 대한 어떤 보상도 없었다”


- 방사성폐기물 처분장(이하 방폐장) 설치 시 주민과의 마찰이 있었을 것인데 주민들에게 어떤 보상을 해줬고 평소 지역주민과 어떤 유대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 우리는 지난 84년 로카쇼무라에 방폐장 설치를 요청했고 85년 허가를 받았다. 그러던 중 86년 구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사고의 영향으로 이 곳에서도 반대운동이 일어났다.
그러나 우리는 설명회와 견학 등을 통해 주민들을 꾸준히 설득했다. 주민에 대한 특별한 보상은 없었다.
주민들에게 방폐장 운영을 투명하게 공개하기 위해 3개월마다 운영에 대한 정보를 담은 책자를 발간하고 있다.
또 지역 이벤트에 참여함으로써 방폐장 시설이 주민들과 하나라는 인식을 갖도록 하고 있다.
- 방폐장에서의 방사능 유출 조사를 어떻게 실시하고 있고 자체 조사 말고 외부단체와의 조사도 병행하고 있는가.
▲ 방사능 유출 측정은 방폐장 반경 30㎞를 조사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 자체 조사를 실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아오모리현과도 공동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 결과는 10분마다 현청과 촌 사무소의 전자게시판에 게시를 하고 있다.
- 방사능 유출 시 대책이 있는가.
▲ 만약 방사능이 유출된다면 그 것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은 없다. 그러나 우리는 방사능 유출이 발생되지 않도록 최대한 완벽한 준비를 하고 있다.
- 방폐장이 들어서고 로카쇼무라촌의 경제수준은 얼마나 향상됐고 실제로 방폐장에 지역주민들을 얼마나 채용하고 있는가.
▲ 주민들의 경제적 수준은 많이 향상됐다. 로카쇼무라촌 주민들의 1인당 소득은 300만엔에 육박하고 있는데 이것은 아오모리현에서 최고 수준이다.
지역주민들을 방폐장에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있다. 현재 방폐장에는 로카쇼무라촌 주민 170명이 일을 하고 있고 아오모리현 전체로 봤을 때는 50%가 이 지역 출신들이다.
- 고준위 폐기물에 대한 최종처분장 부지를 공모하고 있는데 신청지역에 대해 보상과 관련 어떤 조건이 있는가. 또 현재 신청을 한 곳이 있는가.
▲ 현재는 신청을 한 곳이 없다. 향후 30∼40년 후 결정될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지금부터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신청과 관련 어떤 조건도 없다. 신청을 한 지자체에 대한 지원을 있을 지 몰라도 개인에게는 어떠한 보상도 없다.
- 원자력 발전 외 대체연료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향후 원자력발전소 10기를 추가로 건설할 계획으로 돼 있다. 반대 목소리도 있지만 원자력발전은 필수 불가결하다고 생각한다.
- 한국의 방폐장 부지로 선정된 부안지역 주민들은 방페장이 들어설 경우 농업과 어업이라는 지역 브랜드 가치가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로카쇼무라촌은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했나.
▲ 아오모리현은 사과가, 로카쇼무라촌은 수산물이 지역특산물이었다. 물론 이 지역에서도 이 문제와 관련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인내를 가지고 주민들을 설득하고 이해시켰다.
그 결과 지역의 브랜드 가치 하락 같은 것은 없었다.
- 한국의 부안지역에서는 방폐장과 관련 지역주민들의 강한 반발이 계속되고 있다. 한국보다 먼저 경험한 나라로서 한국의 방폐장 설치를 둘러싼 대립과 관련,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이곳 주민들도 처음에는 불안해했고 반대운동도 있었다. 이 문제는 한꺼번에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주민들을 끊임없이 설득하고 이해시켜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주민들 역시 막연히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 로카쇼무라촌에서 만난 사람들/ 다카오카씨

방폐장 존재 자체 느끼지 못해

경제·문화적 혜택에 대체로 만족
“방폐장 무섭다고 생각한 적 없어”

로카쇼무라촌에서 만난 지역주민들에게서 방폐장 시설에 대한 혐오감이나 두려움의 모습은 찾기 힘들었다.
대부분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는 것이고 어쩌면 자신이 방폐장시설과 함께 살고 있는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정도였다.
로카쇼무라 방폐장에 들어가기 전 마을 입구 다루마야 식당에서 만난 사사키 게이크씨(37)는 방폐장이 들어섬으로써 경제적인 혜택을 입고 있어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나는 30년 넘게 이 마을에서 살고 있지만 옛날 시골마을에 불과하던 우리마을이 방페장 시설이 들어온 이후 일자리가 많이 생기는 등 경제적으로 부유해졌다”고 말했다.
문화센터 도서관에서 만난 초등학생인 이치노에 치아키(11)는 도서관을 주 2∼3회 이용하는데 원하는 책이 모두 있어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이치노에는 방폐장이 들어섬으로써 이런 혜택을 보고 있는 것을 아느냐는 질문에 “방폐장에 대해서는 잘 몰라요. 아버지에게 들은 적은 있으나 무섭다는 생각을 해본 적도 없고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어요”라고 답했다.
도서관에서 또 6개월 전에 외지에서 로카쇼무라로 이사 온 다카오카씨(54)를 만날 수 있었다.
남편이 이 곳 방폐장 신축 건설에 참여하게 돼 이사 왔다는 그녀는 “남편은 결혼 후 줄곧 원자력 관련 시설에서 근무했으나 별로 걱정해 본 적이 없어요. 이 곳 방폐장 역시 별다른 위험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라며 지금 생활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종합취재: 변국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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