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가과학기술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
■ 국가과학기술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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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을 위한 계획으로 전락할 공산 커


 ‘국가과학기술기본계획’ 이름 그대로 우리 나라가 앞으로 과학기술계획을 어떻게 세워 어떻게 추진하느냐 하는 것으로 국가의 명운(命運)이 걸린 계획이다.
우리가 OECD국가의 집단에 가입했으나 아직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의 대접을 국제사회에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바로 과학기술력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줄기찬 경제개발계획으로 국민 1인당 소득 1만달러대에 진입하였으나 이는 일반적인 제조업의 발전으로 부지런히 일만하면 가능했다.
하지만 1만달러를 넘어 2∼3만 달러의 국민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소위 막노동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수입의 한계가 있는 것과 똑같아 기술력의 발전 없이는 선진국의 진입 문턱을 넘기가 어려운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정부가 자각하고 내세운 것이 과학기술기본계획의 수립이다.
지난해 7월 과학기술기본법의 제정으로 올해 4월 국가과학기술추진위원회를 구성, 기본 계획을 수립 지난 8일 총괄공청회를 개최하고 이를 바탕으로 12월까지 심의 확정하여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개년 동안 추진되는 것이 1차 국가과학기술기본계획이다.
기본적으로 과학기술기본계획은 △과학기술투자, △미래유망기술연구, △산업개발진흥, △공공복지연구개발, △기초과학진흥, △과학기술인력, △과학기술인프라, △과학기술국제화, △과학기술문화, △민간기술개발지원 등 10개 부문으로 나뉘어져 과학기술입국을 위한 계획과 이른바 6T라 불리는 6개 분야별로 미래산업을 주도할 기술개발계획과 전략을 담고 있다.
여기에 투자되는 비용은 국가예산부담만 35조원에 이르며 이는 전체투자계획의 27%, 나머지는 73%는 민간이 부담하기로 되어 있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국가과학기술계획이 과연 국가의 기술력을 높여 우리 나라가 선진국으로 뛰어 오를 수 있도록 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그 내용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국가 전략상의 미래유망기술개발계획을 담고 있는가를 생각해 볼 문제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STEPI 강광남 원장은 공공분야기술은 분야별로 1건씩 나열하여 선택과 집중을 내세우는 기본전략에 위배된다고 했다.
표준연구소 은희준 원장은 추진전략이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기초과학을 단계적으로 목표설정을 분명히 하고 과학기술인력의 소요를 예측하여 인재양성의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대 한민구 교수는 가장 중요시한다는 선택과 집중이 없다고 잘라 말하고 기술개발에 대한 분석과 효과가 없다고 지적하면서 과연 연구 결과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은 있는가 라고 물었다. 한교수는 G7프로젝트 수행으로 많은 기술개발이 이루어졌으나 상당부문 사장되어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기본계획의 특성상 부처간의 협조가 필수적인데 우리의 여건에서 부처간의 협조를 이끌어 낼 수 있겠는가 라고 반문했다.
대한매일 함혜리 부장은 12월내 확정되는 계획이 예산상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가과학기술기본계획수립의 문제점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 것 같다. 과연 국가전략상 우리가 필요로 하는 기술개발계획이 세워져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에너지분야가 포함된 ET분야를 예로 본다면 원자력기술, 대체에너지, CO2저감기술 등 자료에 막연하게 제시돼 있을 뿐 구체적 명시가 없어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박원훈 추진위원장은 하루전 세미나에서 에너지분야의 기술기본계획은 97년에 작성한 에너지절약 기술개발 10개년 계획에 있는 내용을 그대로 담고 있으며 원천기술개발계획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 스스로 말했다.
이것은 ET분야의 예이기는 하나 다른 분야의 계획도 이와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을 유추할 수 있다.
하나의 제도를 만들어 내는데도 최소한 6개월, 혹은 1년 이상은 걸려야 제대로 현실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물며 국가전체의 기술개발전략을 6개월도 안돼 마련했으니 제대로 된 기술 선정 작업, 분석, 평가 등이 가능할 수 있었겠는가.
12월에 심의 확정하고 내년부터는 집행에 들어간다는 것이 추진 일정이다.
그러면서 주최측은 예산은 이미 확보되어 있다는 논리를 폈다. 내년부터 시행할 신규 사업이라면 우리 여건에 비추어 과연 예산편성을 해 놓았겠는가.
결국 과학기술기본계획이라는 것은 상당부분 각 부처에서 현재 추진하고 있는 기술개발계획을 이름만 바꾸어 망라해 놓은 것임에 다름아니라는 생각이다.
과학기술기본계획은 2005년까지 비명시적인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청회 주최는 공청회에 참석하는 사람들이 무슨 내용인지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공청회를 준비해야 한다.
국가의 기술기본계획을 수립, 공청회를 하는 주최측은 서두르고 있다는 모습이 너무 쉽게 보인다.


<이덕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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