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연구, 총체적인 연구소 설립 검토해야
재생에너지 연구, 총체적인 연구소 설립 검토해야
  • 한국에너지
  • 승인 2020.12.08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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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위 연구기관 모두 사무실만 운영
똑같은 연구소 설립 돈만 쓰는 일

[한국에너지] 산자부가 2일 태양광 기업 공동활용 연구센터 구축사업 수행기관으로 주관사를 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 확정하고 참여기관으로 대전테크노파크, 고려대, 충남대를 선정, 발표했다.

이 사업은 지난 7월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면서 태양광 산업의 셀 모듈 및 소재, 부품, 장비 등을 개발하는데 기업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00MW 급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는 사업의 첫 단계로 우선 사업 주관 기관을 확정한 것이다.

사업기관은 올해부터 22년까지 정부예산 250, 지방비 210억 등 총 500억 원 규모로 대전 유성 과학비지니스벨트 내에 설비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주요사업으로는 파일럿 라인 구축, 태양광 제품의 성능 효율 측정 등이다.

이러한 설비를 구축하게 되면 기업들은 자사가 개발한 양산 전 단계의 공정 성능 등을 여기서 검증할 수 있게 된다.

총체적으로 기업들의 태양광 연구를 지원하는 것이라 하겠다.

이 사업은 세계적으로 탠덤 태양전지와 같은 기술개발이 가속화 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연구역량을 지원하기 위한 것이다.

탠덤 태양전지는 결정질 실리콘 태양전지 위에 페로브스카이트 박막태양전지를 적층하여 다양한 파장의 광 이용률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효율이 35% 이상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본적으로 정부가 기업들의 연구역량을 지원하는 일은 환영할 일이다.

기업이 제품을 개발하여도 성능을 시험할 장비를 기업마다 수백억 원을 들여 갖추어야 한다면 사회적으로 큰 낭비다.

더구나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태양광 기업들의 연구를 지원하는 체계를 정부가 지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태양광 기업의 개발 제품의 성능을 측정하고 실험 양산하는 장비는 녹색에너지연구원에 5MW, 에기연에 1MW가 있다. 그리고 구미에도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장비가 있다.

그러나 녹에연의 장비는 처음에는 기업들이 활용했지만 이제는 이를 활용하는 기업이 없어 내부 연구용으로 활용하다 그마저도 여의치 않아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곳의 설비도 비슷한 사정이다. 특히 태양광 기업이 2~3개에 불과한 실정에서 기업이 공동으로 활용한다는 명분을 내세우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롭게 500억 원이라는 신규 투자를 해서 유사한 연구시설을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방향인지 묻고 싶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기술개발을 추진하면서 각종 연구시설을 설립해 왔다. 부안에도 유사한 시설이 있고 풍력지원센터도 건설 중이다. 그러나 제대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 과연 얼마나 되는 지 궁금하다. 태양광 기업공동활용 연구지원센터처럼 재생에너지 관련 연구시설은 지방자치단체가 매칭자금을 대고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하는 행태를 띠고 있다.

처음 설립단계에서 지방정부는 국가의 연구시설을 유치하는 차원에서 마중물을 대지만 설립 이후에 계속해서 들어가는 자금을 지원할 여력이 없고 정부는 운영자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설립은 해놓고 운영단계에서는 지방정부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그나마 녹에연 같은 곳은 정부나 기관의 연구 자금을 확보하여 운영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연구시설은 지방 정부의 돈으로 사무실만 운영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밀고 당기면서 지방에 있는 조그만 연구기관들은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고 마는 것을 한두 번 본 것이 아니다.

이번 사업도 수행기관을 에너지기술연구원으로 한다고는 하지만 별도의 예산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에기연은 설립 이후 신경을 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국가의 공식 연구기관으로 재생에너지를 연구하는 곳은 에너지기술연구원이다. 에기연은 에너지 효율과 재생에너지 연구기관이다. 효율 연구기관으로 설립하였고 재생에너지는 추가 항목으로 하는 곳이다. 따라서 효율이 주고 재생에너지는 종이다. 항상 재생에너지는 효율 연구에 밀리고 있다.

1988년부터 재생에너지 정책을 시작했지만 정작 우리는 제대로 된 재생에너지 연구기관을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가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세계적 수준에 한창 뒤떨어지고 있는 이유 중의 하나는 제대로 된 연구소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이러한 현실을 타개하기 위해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재생에너지를 독립시켜 별도의 연구기관으로 설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재생에너지 종합 연구기관이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풍력을 비롯하여 재생에너지 분야는 분야별로 독립된 연구기관을 설립해 왔다. 소규모 분야별 연구기관들이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하는 연구를 제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은 불문가지다.

시대는 에너지전환이다. 에너지전환은 재생에너지 확대다. 이 조류에 태양광과 풍력이 총아지만 이 분야에 국내기업의 명함은 없다. 석유가 에너지원으로 자리 잡고 있던 때 우리는 자원이 없어 해마다 수입액의 20% 내외를 에너지 자원 수입 비용으로 지출했다. 재생에너지는 기술이 자원이다. 하지만 기술이 없어 수입해야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재생에너지 산업육성 정책을 추진한지 30년이 넘었지만 변변한 연구기관 하나 없다는 것은 재생에너지 정책이 얼마나 낭비적이었는지 단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제라도 재생에너지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총체적인 연구기관의 설립이 중요한 과제라 하겠다.

전국에 산제된 재생에너지 관련 연구기관들을 통폐합하고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재생에너지 연구부서를 흡수하여 제대로 된 재생에너지 연구기관을 만드는 것이 지금이라도 초석을 다지는 일이 아닐까?

또 다른 방향은 에너지기술연구원의 재생에너지 분야를 대폭 확충하는 것도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연구기관들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는데 이름만 달리 했을 뿐, 똑 같은 연구기관을 만든다는 것은 돈을 쓰기 위한 아이디어로 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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