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도는 전력, 겨울철 전력사용 5년만에 최저
남아도는 전력, 겨울철 전력사용 5년만에 최저
  • 조강희 기자
  • 승인 2020.02.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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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비 운전 비율도 저하…따뜻한 겨울 원인

공급예비력 1958만kW, 예비율 28% 기록
당진화력발전소 전경.
당진화력발전소 전경.

[한국에너지신문] 올 겨울 최대전력수요가 5년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설비 운전비율도 줄어들어 올 겨울 평균 공급예비력은 1958만㎾, 예비율은 28.4%를 기록했다.

지난달 3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29일까지 기록된 올 겨울 최대전력수요는 8235만㎾(1월16일)였다. 이는 지난 겨울(2018년 12월~2019년 2월) 최대전력수요 8608만㎾(2018년 12월28일)보다 373만㎾, 4.3% 낮은 수치다. 하루 중 최대전력수요의 평균치도 전년 겨울 7538만㎾에서 올 겨울 7329만㎾로 2.8% 떨어졌다. 공급예비력은 고장이나 정비 등으로 가동이 불가능한 설비를 뺀 전체 발전 가능 용량에서 최대전력 수요를 초과하는 예비전력을 의미한다. 예비율은 이를 백분율로 환산한 것으로 전력수급에 얼마나 여유가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같은 기록을 보인 데에는 따뜻한 겨울 날씨가 전력수급에 여유를 주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9일까지 올겨울 전국 평균 기온은 2.8도로 집계됐다. 전년 겨울 1.3도보다 1.5도 높았고, 유난히 추웠던 2017년 겨울 -0.8도보다는 3.6도 높았다. 겨울철 최대전력수요가 올 겨울보다 낮았던 것은 5년 전인 2014년 겨울이다. 이 당시 2014년 12월부터 2015년 2월까지 8015만㎾를 기록했다. 최근에는 난방에너지원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겨울철 최대전력수요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28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겨울철 전력수급 전망 및 대책’에 따르면 올 겨울 전력피크 시점은 1월 넷째주로, 예상 최대 전력수요는 8860만㎾였다. 하지만 이같은 전망은 최근의 기록을 보면 사실상 빗나갔다. 한전의 ‘전력통계 속보’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전력 판매량은 47만5767GWh로 전년 동기대비 1.1% 줄었다.

현재 평균 예비력과 예비율은 과다한 편에 속한다. 정부는 전력수급 비상 대응 매뉴얼상 예비력 500만㎾, 예비율 5%를 기점으로 수급경보를 발령한다. 통상 예비력 1000만㎾를 안정적인 수준으로 본다. 현재의 예비력은 이보다 2배 가까이 많다.

정부는 올 겨울 미세먼지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 발전 가동을 최대 15기 멈추고 가동 석탄발전소도 80%로 출력을 줄이는 상한제약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 발전설비 용량이 꾸준히 확충된 데다 예상보다도 피크수요가 더 줄어들면서 수급에 여유가 생겼다.

예비력이 많은 게 좋은 것만은 아니다. 전력수급에 여유가 생겨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 좋지만 전력공급이 수요보다 지나치게 많다면 자원 낭비이기 때문이다. 최근 경기 침체 영향으로 산업용 전력도 사용량이 1% 내외 줄어들었다. 산업용 전력 판매도 지난해 4월부터 줄어들고 있다.

김진우 건국대 산학협력중점교수는 "최근 기후변동성과 민감도가 커진 만큼 전력 수요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수요관리(DR) 시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수요관리 능력을 키우는 투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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