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국내 석유 분야 10대 뉴스
2019년 국내 석유 분야 10대 뉴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12.30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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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 다사다난 업계, 어떤 일 있었나

올해 국제유가는 유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배럴당 60달러대를 전후해 롤러코스터를 탔다. 국내유가는 보통 무연휘발유의 경우 리터당 1300~1500원대의 등락을 거듭했다. 경유는 1200~140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어 적어도 국내 자동차 연료로서의 유종별 가격 경쟁은 과거 4~5년간의 경향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다소간 희석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국내 정유사와 석유 유통 분야는 2019년을 다사다난하게 보냈다. 보수적인 에너지 업계 특성상 변화는 작고 느리다. 하지만 경제와 산업의 모든 분야의 움직임을 모른다 할 수도 없는 일이다. 석유 분야에도 업종과 세상의 변화를 실감할 만한 다양한 사건과 흐름이 있었다.
주유소 및 유통, 국내 정책 및 규제, 수출입 및 정유사 분야의 다양한 뉴스 가운데 열 가지만 간추려 보자.

◇주유소‧유통 

- 영업 주유소 감소…셀프 주유소 확대

주유소로 대표되는 석유제품 유통 분야는 경영난의 골이 깊다. 이에 따라 올해도 영업 주유소는 꾸준하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수는 2014년 7월 1만2360개에서 2015년 7월 1만2243개, 2016년 7월 1만2095개, 2017년 7월 1만2048개, 2018년 7월 1만1881개, 올해 1만1722개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문을 닫은 주유소가 159개나 된다. 특히 서울의 영업 주유소는 매년 줄어들어 올해 말 기준으로 500여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강남이나 영등포의 목이 좋은 자리에 들어선 주유소를 헐고 임대사업이나 일반 영업용 건물을 세우기도 한다. 
폐업 대신 셀프 주유기를 도입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2009년까지만 해도 300개에 그쳤던 셀프 주유소 수는 2013년 1300여개로 늘어났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에는 3057개로 26.3%를 기록했다. 올해 6월말 기준 전국 셀프 주유소는 3604곳으로 전체 주유소의 30%를 돌파했다. 셀프 시스템을 도입할 경우 평균 유가 절감분은 유종에 따라 리터당 30~40원 정도인 것으로 추산된다.

- 세차, 경정비부터 전기‧수소충전까지…非주유 강화

주유소 업계는 주업인 주유 부문만이 아니라, 비(非) 주유 부문에서 수익을 찾으려는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다. 주유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세차장과 경정비업 등은 원래 서비스 강화를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였다. 특히 업계에서는 세차장의 높은 수익성을 주목하고 있다. 셀프 자동세차의 경우 기계만 들여 놓으면 인건비가 따로 들지 않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들어서는 전기차와 수소차 등의 충전소를 접목하거나 무인 편의점을 개점하는 등 다양한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전기차와 수소차 충전소는 대개 관공서나 공영 주차장에 집중적으로 배치돼 있어, 접근성이 우수하고 다른 시설을 접목하기 좋은 주유소는 새로운 입지로 적격이다. 이 때문에 수소차와 전기차, 휘발유‧경유차와 LPG차 등에 모두 연료를 공급할 수 있는 ‘복합 에너지 주유소’가 주목을 받고 있다. 정유사의 입장에서도 홍보에 활용하기에 좋고, 미래의 자동차 연료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현재 SK에너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등의 정유사들은 다양한 연료를 공급하는 복합 에너지 주유소를 속속 개설하고 있다.
이외에 주유소 유휴공간을 편의점, 커피숍, 헬스장, 제과점 등으로 이용하거나, 택배 및 물품보관 사업 공간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있다. 주로 간선 국도변이나 고속도로 등에 지어지는 주유소는 대형 쇼핑센터나 슈퍼마켓, 아울렛 등의 입점을 염두에 두고 건설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다. 

- 편의점이 주유소 병설 ‘이마트24 주유소’ 출현

이마트24주유소가 출현해 숫자를 늘리고 있다. 첫 개설은 지난해 목포에 2개였지만, 이후 경기 8개, 서울‧광주‧울산‧충북에 각 1개씩 총 14개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의 주유업 진출은 편의점 업체가 병설 주유소를 운영하는 보기 드문 사례다. 이마트24는 사업목적에 석유판매업과 연료소매업을 추가해 이를 운영하고 있다.
편의점 업체가 아닌 대형 할인 유통업체를 운영하는 관계사 이마트에서도 전국 매장에 주유소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이를 두고 주유소업계는 두 사례 모두 ‘신세계 그룹’이라는 대형 유통업체의 골목상권 침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편의점 유인을 위해 석유 제품을 저가에 판매해 가격 경쟁을 심화시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24는 편의점에서 취급하는 품목을 하나 추가했을 뿐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외형상으로는 주유소 매장이 편의점 매장에 비해 크기 때문에 주유소에서 편의점업을 겸영하는 기존 주유소와 다를 것이 없다. 그동안 주유소의 유휴 공간에 편의점을 개설하는 예는 종종 있어 왔다. GS칼텍스나 SK에너지 등의 일부 주유소에서는 그룹 계열사의 편의점 브랜드가 입점해 영업을 하고 있다.  
이마트24 주유소는 입구 전면에 이마트 24 판매대를 세우거나, 생수와 쌀 등 무거운 물건을 점원이 차량으로 옮겨 주는 서비스를 하는 곳도 있다. 매장 방문 전에 물품을 주문한 뒤에 주유소에 왔을 때 받아가는 ‘스마트픽업’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현대오일뱅크 ‘군침’

SK네트웍스의 직영주유소 320여곳을 현대오일뱅크가 인수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올해 11월 현대오일뱅크와 코람코자산신탁 컨소시엄은 최근 SK네트웍스 직영주유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인수가 확정되면 자산은 재무적 투자자(FI)가, 주유소 영업권은 현대오일뱅크가 차지하고, 전국 320여곳의 SK네트웍스 주유소는 현대오일뱅크 주유소로 간판을 바꾼다.
SK네트웍스는 이 회사는 홈케어·모빌리티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전환하면서 주유소 사업 철수를 선언하고 직영주유소 자산을 매각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매각을 언급한 초창기에는 SK에너지가 이를 인수할 것으로 보였으나, SK에너지는 해당 부문의 순손실 확대 등을 이유로 막판에 포기했다.  
이에 비해 현대오일뱅크는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서울 경기 지역의 입지가 좋은 직영주유소를 확보하는 이점을 취할 수 있다. 이를 확보하면 택배‧창고업, 수소‧LPG‧전기 등의 충전업 등의 비주유 사업을 활성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전국 145곳 직영 주유소 가운데 서울에는 26곳, 경기에는 45곳이 있다. SK네트웍스는 서울에 49곳, 경기에 100곳에 직영 주유소를 보유하고 있다. 경남·경북 지역의 경우 현대오일뱅크는 각각 3곳, SK네트웍스는 경남 16곳, 경북에 22곳에 있다. 광주·대구·대전·인천 등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하다.
한편 정유4사의 지난 9월 말 기준 내수 경질유 시장점유율은 SK에너지 30%, GS 21%, 현대오일뱅크 19%, 에쓰오일 19%, 기타 11%, SK네트웍스 3% 등이다. 이 거래가 성사될 경우 현대오일뱅크가 GS와 근소한 차이로 점유율 2위의 자리에 올라서게 된다.


◇ 국내 정책‧규제
- 유증기 회수 장치 규제 확대

주유소에 설치되는 유증기 회수설비 의무화 지역이 확대된다. 현행 대기환경규제지역은 내년 4월부터 시행되는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대기관리권역으로 전환된다. 대기관리권역에서는 휘발유에서 발생하는 유증기 등 휘발성유기화합물(VOC)도 관리대상에 포함되며, 발생장소에는 회수 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주유소는 대표적인 유증기 발생 장소다. 권역은 2005년부터 지정된 수도권 외에 중부권, 동남권, 남부권을 권역으로 추가 설정해 총 77개의 특‧광역시 및 시‧군을 권역으로 관리한다.
환경부는 영세 자영주유소에 대해 유증기 회수설비의 설치비를 지원하되 주유소 휘발유판매량과 조기설치 시기별로 차등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예산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했다. 보조금은 휘발유 연간 1000㎥ 미만인 주유소 중 3년 조기 설치 사업장에 대해 국비 30%와 지방비 20%로 설치비용의 50%를 지원한다. 2년 조기 설치의 경우에는 40%, 1년 조기 설치의 경우는 30%를 지원할 계획이다. 휘발유 판매량이 연간 2000㎥ 미만 1000㎥ 이상인 경우에는 2년 조기설치 시 40%를 지원하고 1년 조기설치시에는 30%를 지원한다.
환경부는 설치대상 주유소 중 직영주유소 267곳과 휘발유 연간 판매량 2000㎥ 이상인 주유소 273곳을 제외하고 300㎥ 미만 소규모 자영 주유소 1564곳에 3년 이상 조기설치하면 보조금을 지원한다.
휘발유 연간 판매량 2000㎥(월 16만6,667리터) 이상인 주유소와 모든 저유소의 출하시설은 2022년 4월 3일까지 유증기 회수설비를 설치해야 한다.
연간 판매량 1000㎥(월 8만3333리터) 이상 2000㎥ 미만인 주유소는 2022년 12월 31일까지, 300㎥(월 2만5000리터) 이상 1000㎥ 미만인 주유소는 2023년 12월 31일까지 설치해야 하며 300㎥ 미만은 설치가 면제된다.


- 지난해에 이은 유류세 인하-환원

지난해 11월부터 정부는 유가 휘발유, 경유, 액화석유가스(LPG)에 부과하는 유류세를 6개월간 한시적으로 15% 인하했다. 정부는 올해 5월 인하 종료에 앞서 4개월간 다시 한시적으로 7% 인하 연장을 단행했다. 지난해 11월 조치로 경감된 세금은 2조원 가량, 올해 5월 조치로 경감된 세금은 6000억원 가량으로 추산된다.
유류세는 휘발유와 경유에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자동차세(주행분, 교통세의 26%), 교육세(교통세의 15%)가, LPG·부탄에는 개별소비세에 교육세(개별소비세의 15%), 부가가치세가 부과된다. 유류세가 휘발유 가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6%, 경유는 45.9%, LPG·부탄은 29.7%다. 지난해 11월 당시 휘발유는 리터당 123원, 경유는 리터당 87원, LPG·부탄은 리터당 30원의 가격 인하 효과가 발생했다. 세율 인하가 100% 가격에 반영될 경우 휘발유는 10월 셋째 주 전국 평균 기준 리터당 1686원에서 1563원으로 7.3%, 경유는 리터당 1490원에서 1403원으로 5.8%, LPG·부탄은 리터당 934원에서 904원으로 3.2% 각각 인하됐다. 올해 5월부터는 일시환원에 비해 4개월간 휘발유는 리터당 58원, 경유 41원, LPG부탄 14원의 가격인하 효과가 발생했다.
8월 말 유류세 인하 종료에 앞서 정부가 연말까지 인하를 연장한다는 기대 섞인 보도도 있었으나 사실과 달랐다. 한편 인하 종료 이후 9~10월 2개월간의 휘발유 가격 가운데 세금 비중이 59.4%에 달했다는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의 조사결과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 수출입‧정유사
- 국내도입 원유, 미주산 증가 중동산 감소

국내에 도입되는 원유 가운데 미국을 비롯한 미주산 원유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등의 중동산 원유의 비중은 감소했다. 올해 9월 수입량 기준으로 5200만 9000배럴로 65.6%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반면 미주산은 1709만 5000배럴로 21.5%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중동산이 79.5%, 미주산이 8.7%를 차지한 데 비하면 큰 비중의 변화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수입량 기준으로도 중동산은 70.7%, 미주산은 16.7%로 나타났다. 9월 우리나라에 도입된 원유는 7933만 배럴이었다.
9월에 도입된 미주산 가운데 미국산은 1259만배럴에 달했다. 미주산 전체 물량의 73.7%에 달한다. 특히 미국산 원유는 국가별 도입 물량에서는 사우디, 쿠웨이트에 이어 세 번째를 기록했다.
실제로 중동산 원유 비중이 줄어든 것은 2017년부터다. 석유공사가 그 해 6월 집계해 8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당시 수입된 원유 가운데 중동산은 79.4%에 그쳤다. 직전 월인 5월 기준 중동산 원유 비중은 86%를 기록했다. 2017년 6월 당시에는 카자흐스탄, 인도네시아, 호주 등 아시아-오세아니아 산이 11.2%를 차지했다. 미국산 158만, 멕시코 산 79만 배럴 등 미주산의 비중은 유럽산보다도 적은 2.7% 가량으로 낮은 편이었다.
석유공사는 미주산 비중이 늘어난 데 대해 셰일 원유 생산 증가, 중동 두바이유와 서부텍사스산 원유의 가격 차, 한미 FTA 체결에 따른 관세 혜택 등이 맞물려 경쟁력을 확보한 영향이 크다고 분석했다. 내년 중 가이아나 등에서도 원유를 생산하기 시작하면 미주산 비중은 향후 더 늘어날 전망이다.

- 선박 연료유 시장 저유황 중질유 중심 재편

2020년부터 국제해사기구(IMO)가 선박 연료의 황 함유량 상한선을 0.5%로 대폭 강화한다. 선박 연료는 전 세계의 석유 수요에 비해 오염물질 배출량이 매우 높고, 전 세계의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배출량 가운데 해운업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를 훌쩍 뛰어넘는다. 이에 따라 정유업계는 해상 블렌딩과 고도화설비 등을 이용한 저유황 연료유 생산 판매 준비에 박차를 가해 왔다.
정유업계는 역사상 가장 강력한 해상 연료 규제로 꼽히는 ‘IMO 2020’을 또 하나의 기회로 보고 있다. 특히 전기차 등의 출현으로 육상 수송용 석유 연료 수요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고도 정제된 저유황 연료유를 선박에 사용한다면 감소한 육상용 연료분을 훌쩍 넘겨 공급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별다른 규제 없이 사용하던 고유황유를 더 정제하면 고순도 제품은 가격 상승 여력도 있다. 이에 따라 선박 연료유 시장은 기존 벙커C유 등 고유황 중질유 수요가 축소되고 저유황 중질유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정유업체들의 대비도 착착 진행 중이다. SK에너지는 고유황 중질유에서 황을 제거해 저유황 중질유를 생산하는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내년 1월 완공을 목표로 건설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여수공장에 국내 최대 규모인 27만4000배럴의 고도화처리 능력을 갖췄다. 고유황 중질유를 휘발유, 등유, 경유 등 고부가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 설비에 아스팔텐 성분을 제거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신기술을 적용한 초저유황선박유 생산공정을 개발하고 국내 특허를 출원했다. 에쓰오일은 잔사유에서 황을 제거해 저유황유와 프로필렌 제품을 만드는 탈황설비(RHDS) 증설에 나섰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 해상연료유 수요 일간 300만 배럴 가운데 초저유황선박유 점유율이 50%인 150만 배럴을 상회하고, 향후 200만 배럴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석유公‧GS에너지, UAE 할리바 유전 상업생산

석유공사와 GS에너지로 구성된 UAE 한국컨소시엄이 현지 탐사 광구인 할리바 유전 개발에 성공해 본격적인 상업 생산에 돌입한다. 한국과 UAE의 공동운영사인 알다프라는 생산 시설을 건설하고 연말까지 하루 4만 배럴 수준으로 생산량을 늘리는 한편 추가 광구 개발에 나선다. UAE에서의 상업 생산은 우리나라 기업 최초다. 현재의 생산 능력에 따라 한국 측 생산량은 일산 4만 배럴, 연간 584만 배럴에 달한다. 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확보한 지분에 따른 원유는 약 3억9000만불의 가치로 환산할 수 있다. 추가 광구 개발로 오는 2023년까지 점진적으로 일산 6만 배럴까지 증산하면 수익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UAE 할리바 유전은 석유공사 30%, GS에너지 10% 등 한국컨소시엄이 40%, 아부다비 국영석유사(ADNOC)가 6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할리바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는 우리나라로의 도입을 포함해 자유롭게 물량 처분이 가능하다. 호르무즈 해협 외곽에 위치한 터미널로 옮겨 저장돼 이 곳 해협이 봉쇄돼도 원유를 국내 도입할 수 있어 에너지 안보를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개발은 한국컨소시엄이 탐사‧개발‧생산 전 과정을 ADNOC과 공동으로 추진했다. 우리 정부는 국내 컨소시임의 할리바 유전 개발 사업에 2015년부터 올해까지 총 1033억원을 출자 지원했다.

- 정유산업 한‧일전, 54년만에 일본 제쳤다

2018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정유회사들이 보유한 원유 정제능력이 사상 처음으로 일본보다 높은 세계 5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정제능력에서 일본을 제친 것은 국내에 석유산업이 태동된 1964년 이후 54년 만에 처음이다.
대한석유협회가 글로벌 에너지기업 BP의 `2018 세계 에너지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일평균 정제능력은 334만6000배럴로, 334만3000배럴을 기록한 일본을 제치고 5위에 올라섰다.
일평균 정제능력 기준 지난해 글로벌 1위는 미국으로 1876만2000배럴을 기록했다. 중국은 1565만5000, 러시아는 659만6000, 인도는 497만2000배럴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1960~70년대 중화학공업 육성 정책에 따라 정제설비를 확충했다. 1980년대에도  석유소비 증가에 맞춰 설비를 늘려왔다. 2000년 이후 경질유 수요가 늘어나면서 수급 불균형이 생기자 정유사들이 약 11조원을 들여 2013년까지 고도화 시설을 확충해 기반을 다졌다. 2006년 이후에는 국내 정유4사 매출액의 절반 이상이 수출로 채워지면서 내수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변모했다.
이에 반해 일본 정유사들은 1970년대 말이 정점이었다. 1980년대 이후 급속한 인구고령화와 버블경제의 붕괴를 겪으면서 석유소비가 감소하기 시작해 정유사들이 정제설비를 꾸준히 폐쇄·감축해왔다. 그 결과 현재 정제능력은 1969~1970년 수준까지 하락했다.
지난해 전 세계 원유 정제처리량은 일평균 8290만배럴로 전년 대비 96만배럴 늘어난 것이다. 하루 평균 전 세계 정제능력도 전년 대비 143만배럴이 늘어난 1억만배럴을 기록했다. 전 세계 정제 설비 가동률은 82.9%에 달한다.

■ 다양한 사건과 소식 풀어내는 2020년 기대

올해 주유소‧유통은 소매 부문에서 영업난을 타개하기 위한 비 주유 부문 강화나 셀프 주유소 등의 다양한 아이디어가 여전히 실험 중임을 보여 줬다. 큰 성과는 거두고 있다고 보기 힘들지만 의미 있는 노력을 이어나가고 있음을 확인했다. 또한 유통 시장의 판도를 바꾸어 놓을 만한 인수합병과 종합유통업체의 석유유통업 진출은 향후에도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할 뉴스 가운데 하나다.
유증기 회수설비와 유류세 인하는 방향과 성격이 다르지만 규제 분야로 묶어 살폈다. 이 두 가지 정책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보아야 한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두 가지 다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환경 규제는 다양한 필요에 의해 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조세는 비율 자체를 줄여 달라는 요구가 계속해서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대통령의 정치 성향을 떠나 일시 인하 등의 미봉책으로 일관하는 편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수출입과 정유사 분야에서 국내 도입 원유의 미주산 비율은 증가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중동산의 절대적 비율을 낮추는 수단으로 이용해야 할 것이다. 동남아시아 등 운송이 용이한 타 지역산 비율을 높이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는 뜻이다. 물론 품질이나 정제 시설 등의 맞춤 여부 타진이 전제조건이다. 선박 연료유 시장은 아직 국제 규제의 초창기인 만큼 어떻게 재편될지 2~3년은 더 지켜보아야 한다. 국제 규제는 일국 내의 규제보다는 좀 더 느슨하고, 제재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편 국내 정유사들은 이에 대한 준비를 속속들이 해 나가고 있다. 
해외 유전 개발의 상업 생산 소식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이 사업들이 실제로 개발에 다양한 형태로 참여한 국내 기업들에 얼마만큼의 이익을 창출해 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정유산업에서 일본을 제친 것은 특기할 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무서운 속도로 따라붙고 있는 중국의 도전에 우리도 대처해야 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할 것이다.
다사다난했던 2019년과 마찬가지로 2020년에도 국내 정유사와 석유 유통 분야에는 다양한 사건들이 펼쳐질 것이다. 그 가운데는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사건도 있고, 일정한 경향성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도 있을 것이다. 올해의 뉴스 가운데에도 지난해의 뉴스 내용에 영향을 받은 것이 있는 만큼, 올해의 사건도 내년의 어떤 일에 영향을 주게 된다.
앞서 알아본 10대 뉴스는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업계를 이용하는 사람들, 또한 그 사이를 이어주는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변화다. 사건은 신기하지 않아도, 변화는 급격하지 않아도 좋다. 그 사건과 변화를 주시하고, 또 그것을 이용해 다양한 흐름을 만들어내 편의와 실리를 추구하는 것이 우리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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