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통제 범위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
내년 국제유가는 올해 석유시장과는 달리 안정적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석유공사는 내년 국제석유시장에서 유가는 올해 발생한 베네수웰라 파업, 이라크 전쟁, OPEC의 기습감산 등 예외적인 가격상승 요인들이 대부분 해소되면서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석유공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유가는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석유수출 감소, 베네수웰라 및 나이지리아 파업, 미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재고부족 등으로 인해 고유가가 이어졌지만, 내년 국제유가는 베네수웰라 생산정상화, 미국의 석유 및 천연가스 재고회보, 이라크 석유수출 회복 전망 등을 고려해 볼 때 올해보다 안정될 전망이다.
특히, 현재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잉여생산능력 및 OPEC내 역학구도를 고려한다면 국제유가는 OPEC의 통제범위내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내년 1사분기에는 올해 고유가 추세가 점차 진정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계절적 성수기, 낮은 재고수준, 이라크 석유수출 회복 부진 등을 고려할 때 배럴당 24∼25달러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2사분기는 계절적 비수기 진입, 이라크 공급 및 재고증가 등으로 OPEC의 적극적인 감산이 요구되는 시점으로 유가는 하락할 것이며 이에따라 유가는 배럴당 22∼23달러 수준으로 안정될 전망이다.
하반기의 경우는 이라크 수출의 추가 증대 가능성으로 안정세를 유지할 수 있으나 계절적 수요회복 등이 맞물려 있어 국제유가는 배럴당 23∼24달러 선으로 유지될 것이다.
하지만 이라크나 중동 내 정치적 혼란 가중으로 이라크 석유수출의 정체가 이어질 경우나 세계 경기의 조기 회복으로 석유수요가 급증세를 보일 경우에는 내년 석유시장도 올해처럼 공급불안이 지속될 수 있다.
- 2004년 석유수요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
▲이라크 석유수출 회복 여부
석유공사는 내년 이라크 석유공급이 유가형성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이라크 정부는 내년 4월까지 280만b/d, 연말까지 300만b/d 이상을 생산목표로 석유산업 복구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만일 이라크 석유생산이 차질없이 목표수준까지 도달할 경우 이라크 석유수출은 현재보다 연평균 150만b/d 높은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며 내년 4월이후에는 180만b/d 이상의 공급증대가 예상된다.
이 경우 2사분기 비수기와 맞물려 과잉공급 우려가 제기될 수 있으며 OPEC의 엄격한 감산이 요구되는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라크는 아직까지 치안상황이 불안하며, 송유관 등 석유시설에 대한 빈번한 사보타주, 테러 등의 요인을 감안할 경우 내년 이라크 생산이 이라크 정부측의 낙관적인 목표대로 조기에 증가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라크 생산 및 수출증대가 이라크 정부 목표대로 진행되기 어렵고 점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이라크내 정정이 불안정하거나 석유시설에 대한 심각한 테러 등이 더해져 내년 수출이 올해 수준을 넘어서지 못할 경우 올해처럼 OPEC의 시장통제가 유리해 지면서 유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세계 경제 회복 속도
석유수요는 세계 경기 회복 속도에 따라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수요 증대는 경제 성장에 따라 매년 1∼2% 가량 증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내년 세계경제는 올해보다 호전돼 3.0∼4.1%대의 성장세를 보일것으로 예상됨에따라 내년 세계석유수요는 1.4% 내외로 증가할 것이다.
특히, 경기회복이 조기에 이뤄지거나 성수기인 겨울철 혹한 내습 등의 사태가 발생할 경우 수요증대 폭은 더 커질 수 있다.
▲OPEC의 대응 능력
지난 2000년 3월 이후 목표유가 유지정책을 지속해 온 OPEC이 내년에도 목표유가 달성을 위한 공급조절 정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이라크와 非OPEC가 석유 공급을 증대시켜 OPEC의 원유 소요량 감소가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부 회원국의 쿼터 증대 요구 및 러시아 등 非OPEC 산유국의 감산협조 거부 등은 OPEC 감산정책 추진시 장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OPEC이 유가밴드의 중간인 25달러를 목표유가로 설정, 엄격한 감산정책을 취할 경우 고유가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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