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들의 ‘탄소 사다리 걷어차기’가 시작된다.
선진국들의 ‘탄소 사다리 걷어차기’가 시작된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9.09.0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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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탄소전쟁-기후변화는 어떻게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가
‘탄소전쟁-기후변화는 어떻게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가’ 표지.
‘탄소전쟁-기후변화는 어떻게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가’ 표지.

[한국에너지신문]

박호정 지음 | 미지북스 | 2015년 12월 20일 출간

저탄소 혁명이 가져올 경제적 격변에 대비하라!

시장 경제의 원리로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 이야기

이 책은 기후변화가 가져올 문제를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경제학적 관점에서 평가하고, 그것이 향후 에너지 시장뿐만 아니라 경제 전반에 막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한다. 선진국들은 과거 프레온 가스로 인한 오존층 파괴나 대기오염으로 인한 산성비 문제와 같은 환경 이슈를 기술 혁신과 배출권 제도 등으로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다.

오늘날 기후변화에 대비해서도 미국, 중국, EU 같은 선도적인 국가들은 이미 에너지와 각종 산업 분야에서 저탄소 경제를 준비하고 있다. 저탄소 기술을 확보한 선도국들은 멀지 않은 미래에 후발 국가들에 대해 ‘사다리 걷어차기’식 규제를 부과할 것으로 예측되는 바,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관해 막연한 우려나 부정의 차원을 넘어서 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저자는 그 첫걸음으로 ‘탄소 가격의 현실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시장 원리로 작동하는 탄소 배출권 거래제가 안착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저탄소 경제를 위해 적절하게 설계된 제도는 친환경 기술 혁신을 추동하고, 경제 전반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배출권 거래제의 가장 큰 장점은 환경 투자를 촉진하는 데서 찾을 수 있다. 배출권 가격을 통해 전달되는 탄소 가격의 시그널은 신재생에너지와 에너지 저장 기술, 차세대 자동차 등의 기술 혁신을 자극한다.

한국이 저탄소 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잘 설계된 탄소 배출권 거래제의 확립과 더불어, 경제의 기초 체력을 튼튼하게 다져져야 한다. 첫째, 우리가 처한 상황에 맞게 신재생에너지, 원자력, 화석연료 등 에너지 공급의 다양성을 갖추어야 한다. 에너지를 착한 에너지와 나쁜 에너지로 구분하는 이분법적 관점은 소모적인 논쟁만 일으킬 뿐 저탄소 경제로 가는데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둘째, 정치나 여론에 흔들리지 않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에너지 자원 개발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

셋째, 서구의 높은 기준이 아니라 우리의 경제력에 맞는 감축 목표와 이행 계획을 세워야 한다. 사다리 걷어차기는 산업 경제에서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환경 경제에서도 선진국과 신흥국, 선도국과 후발국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와 냉엄한 현실 논리가 존재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넷째, 에너지와 환경에 대한 전문화된 인적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

다섯째, 금융시장이 선진화되고 관련 서비스 산업이 고도화되어야 한다. 여섯째, 기후변화를 지나치게 종말론적인 언어로 포장하거나 대안 없이 에너지 정책에 반대하는 식의 여론몰이보다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기후변화 문제를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방식으로 시민사회 내에 의제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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