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LNG냉열 활용 물류센터 구축…'유진초저온'
[탐방] LNG냉열 활용 물류센터 구축…'유진초저온'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9.07.1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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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NG냉열·신재생에너지에 물류 접목…에너지 자립까지
▲유진초저온의 물류창고 A, B, C동 모습
유진초저온의 물류창고 A, B, C동 모습

[한국에너지신문] 전기를 이용하는 기계식 방식에서 벗어나 친환경·고효율 방식으로 냉장-냉동 물류창고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그 선봉은 경기도 평택오성산업단지에 들어선 유진초저온(대표 양원돈)이다.

지난 4일 유진초저온을 방문하는 길은 때 이른 더위로 유쾌하기만 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카메라 렌즈가 얼어붙는 -25℃의 물류창고에 들어서자 후텁지근한 기분은 이내 사라졌고 물류저장에 최적화된 유진초저온의 냉방기술을 몸소 체험할 수 있었다.

세계 최초 ‘LNG탱크로리’ 방식 도입
국내 최대 규모 평택물류센터 준공  
24시간 안정적으로 냉열 공급
온도변화 제어·전력 절감 효과도
태양광·연료전지 활용…외부 전력 ‘0’

투어를 진행한 김승환 기획홍보팀장은 “국내 유일의 -60℃ 창고는 조만간 운영을 위한 시운전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물류창고는 에어 쉘터(차량 접안 시 외부 공기 차단 기능) 운영으로 물류 상하차 시에도 항상 일정 온도를 유지할 수 있어 고품질 보관과 유통기한 확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준공한 유진초저온 평택물류센터는 총 11만 4940톤(초저온-냉동 3만 9120톤·냉장 4만 6680톤·상온-정온 2만 9140톤)을 수용할 수 있는 국내 최대의 저장 창고이다. 물류센터는 연면적 15만 9292㎡에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의 냉장·냉동·상온창고 3개 동과 LNG 및 연료전지 시설, 사무동 등으로 구성됐다.

A동 물류센터에 설치된 자동화물류 시설
A동 물류센터에 설치된 자동화물류 시설

국내에서 쉽게 볼 수 없는 -60℃ 이하 SF급 창고를 운영하며 창고 내 24시간 일정한 온도 유지가 가능한 LNG냉열 급속 동결로 물류의 입고-보관-운송까지 콜드체인 유지가 가능하다.

지난 2016년부터 2018년 12월까지 약 25개월의 공사기간 동안 경기도, 평택시, 가스공사, 도쿄가스엔지니어링솔루션, 크라이오스타 등이 참여해 힘을 보탰고 총 3000억원의 사업비 중 3분의 1 이상이 외국인직접투자로 이뤄진 대형프로젝트였다.

이 물류센터가 더욱 주목받고 있는 이유가 있다. 유진초저온은 ‘고품질 보관’을 최우선 가치로 고려했다. 하지만 일반 물류센터는 원가 절감을 위한 냉동기 가동시간 조절로 품질 저하가 문제로 지적되곤 했다. 

유진초저온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LNG냉열에 주목했다. 수입하는 NG(천연가스)를 이동이 간편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LNG(액화천연가스)로 변환해야 한다. 이어 다시 발전이나 도시가스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기화 과정이 필요하다. 이때 발생하는 냉열은 그동안 바다에 버려져 환경오염을 초래했다.

양원돈 대표이사는 버려지던 -162℃ 초저온 냉열의 활용법을 고민했다. 바다 오염을 줄이고 이 냉열까지 사용하는 부가가치가 높은 사업을 구상하던 양 대표는 물류 산업과 냉열의 접목을 구상했다. 

하지만 기존의 LNG냉열기술은 LNG 기지 바로 옆에 위치해야만 이용할 수 있었다. 이 방식은 LNG 기지의 내부 열 교환방식이어서 냉열을 배관을 통해 직접 수급했다. 즉 배관 연결이 가능한 근거리에 물류 창고가 위치해야 사업적 이익이 생긴다.

일본은 이미 1970년대부터 LNG냉열을 이용한 초저온 물류센터 기술화에 성공, 동경가스, 서부가스가 상업운영하고 있다. 

이에 유진초저온은 한 걸음 발전된 기술에 착안했다. 유진초저온은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도 활용 가능한 세계 최초 탱크로리 방식의 에너지 융복합기술을 도입해 입지의 한계를 극복했다.

탱크로리로 운반돼 물류센터 내 구축한 95톤 규모의 LNG 저장탱크 2기에 저장된 LNG 기화열은 물류센터에 사용된다. 24시간 안정적인 냉열 공급이 가능해져 보관상품의 미세한 온도변화까지 제어가 가능해졌고 일반 냉동창고에 비해 평균 70% 정도의 전력 절감 효과도 가져왔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LNG냉열기술과 더불어 물류센터 곳곳에는 태양광, 연료전지 설비들이 들어서 있다. 물류센터는 이 같은 설비를 이용해 외부 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에너지 자립을 이뤄냈다.

LNG 기화시 발생한 냉열은 물류센터에 사용되고 이때 발생한 천연가스는 9.68㎿/h(440㎾×22기) 규모의 연료전지에 공급돼 전력을 생산, 건물의 냉난방-급탕 등에 이용된다.

이외에도 옥상 유휴공간에 들어선 태양광 모듈 27㎾p 급(태양광 모듈 1170장) 발전 설비, 2.189㎿h의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을 함께 설치했다. 각각의 설비들은 독자적 운영이 가능해 자체적으로 소비하거나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따라 약 15%의 판매 이익도 창출하고 있다. 

유진초저온

>>인터뷰 / 양원돈 대표

 “아이디어가 신에너지 산업 이끈다”

양원돈 유진초저온 대표
양원돈 유진초저온 대표

양 대표는 유진초저온의 물류 및 에너지 시스템 구축이 새로운 시도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버려지는 LNG 냉열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물음에서 시작된 사업은 에너지 효율 달성과 친환경 신재생에너지와 물류산업의 접목이라는 새로운 산업의 창출을 가져온 것이다.

그는 “창조적 사고를 통한 다양한 아이디어로 기존 제도를 활용, 새로운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유진초저온의 나아갈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1978년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양원돈 대표는 총무처, 국세청, 영국대사관 참사관, 여의도·영등포 세무서장 등을 거쳐 고려시멘트 대표, 유진기업 CFO 사장, 유진그룹 사장, 유진에너팜 대표를 지냈고 지난 2014년부터 유진초저온 대표를 맡고 있다.

▲ 유진초저온 추진 사업에 대해 소개하자면.

-162℃의 LNG냉열을 활용해 냉동창고에 냉기를 공급, 급속냉동과 24시간 일정한 온도 유지가 가능한 친환경 냉동시스템을 구현했다. 또 LNG를 이용해 유진초저온 자회사인 오성연료전지에서 연료전지발전 사업도 진행 중이다.

이는 LNG를 기화시킨 NG의 주성분인 메탄(CH₄)의 수소(H₂)를 활용해 전기를 생산해 판매하는 사업이다. 나아가 ESS를 활용하기 위해 유진초저온 자회사인 유진에너팜에서 태양광 연계형 ESS 및 심야전기 활용 사업도 진행 중이다. ESS 설계부터 시공 및 사후 관리까지 모든 솔루션을 제공한다.

▲ LNG냉열 사업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기존의 LNG 기화방식은 바다를 열교환매체로 활용해 기화시키는 방식으로 바다에 냉해를 입히고 LNG냉열이 쓸모없이 버려지는 문제가 있었다. 버려지는 냉열을 활용하는 방법을 고민하다 LNG를 이용하는 냉동창고를 구상하게 됐다. 이는 바다에 해를 끼치지 않고 냉열까지 활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친환경 부가가치 산업’이다.

▲ 평택 유진초저온 물류센터의 특장점은.

유진초저온 물류센터는 초저온, 냉동, 냉장, 정온, 상온 5온도대의 제품을 한 센터 내에 보관이 가능한 국내 최대의 물류센터이다. 초저온 급속 동결 및 보관이 가능하고 24시간 일정한 온도의 냉동·냉장이 가능해 고품질의 보관이 가능하다.

또 LNG 냉열 활용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세계 최초 에너지 완전자립형 물류센터이며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에 부응해 REC, SMP 등을 통한 추가 수익 확보도 가능하다. 수입 보세상품의 통관, 가공, 제품보관, 입·출하 등을 통합한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하고 절차의 효율화로 비용 절감도 달성했다.

▲ 유진초저온의 중·장기 사업 계획은.

국내 최초의 LNG냉열 이용 기업으로 고품질의 보관이 가능한 물류센터를 운영할 계획이다. 즉, LNG냉열은 저온창고뿐만 아니라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이 가능하므로 장기적으로 다른 산업군에 진출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LNG냉열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으로서 새롭게 출발하는 연관 기업들에도 다양한 기회와 조언을 제공할 계획이다.

▲ 물류센터 준공에 어려웠던 점은 없었나.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방식의 물류센터를 건립해야 했기 때문에 관련 법규 및 규정이 미흡해 각 분야의 기관 및 관계 부처와의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 다소 문제였다. 하지만 보유 중인 LNG냉열 및 재액화 관련 국내 특허 4개와 1개의 국제 특허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협력사인 일본 동경가스엔지니어링, 프랑스 크라이오스타와의 협력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 향후 관련 사업의 국내·외 진출 계획은.

먼저 인천 신항에 건설되는 LNG냉열 활용 물류센터 구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계획이다. 또 제주 애월읍에 신축되는 한국가스공사 LNG인수기지 옆 매립지구 배후부지에 LNG냉열을 이용한 냉동창고 건립과 관련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제주지역은 농산물 재배량이 많으나 상대적으로 보관할 창고가 부족해 사업성이 충분하다. 중국, 베트남 등 해외시장에도 발을 넓혀 사업 확장을 계획 중이며 일부는 이미 구체적으로 논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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