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公, SK 지원을 보는 시각은
석유公, SK 지원을 보는 시각은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3.06.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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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입 불가피론^불가론 팽팽히 맞서

불가피론… “에너지 안보차원서 적절하다”
불가론… “시장논리 위배 결국 신용도 하락”


한국석유공사가 SK를 지원한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하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석유공사는 지난 2일 SK와 5억 달러 규모의 원유수입대행 및 원유수입 유전스(기한부 어음) 제공 등을 골자로 SK를 지원키로 하고 공식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조치로 석유공사는 이번 달부터 한시적으로 약 2000만 배럴에 달하는 원유를 SK에 공급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석유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는 SK가 SK글로벌 사태로 유전스 방식(신용거래)의 원유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 지면서 국내 석유수급이 불안해질 것을 우려한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동안 SK는 국내외 금융기관으로부터 5억 달러 가량의 유전스를 제공받아 원유를 수입했다.
하지만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여파로 무디스 및 S&P 등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SK에 대한 신용등급을 강등시킴에 따라 국내외 은행들이 신용한도를 축소, 또는 중단시킴으로써 원유수입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석유공사는 국내 석유수급의 안정을 책임지고 있는 공사의 의무를 다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SK를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석유공사는 에너지 및 자원사업특별회계 등 정부의 예산 지원 없이 SK로부터 적정수준의 담보를 확보하고 통상적인 수준의 이자와 수수료를 지급 받는 조건으로 원유수입대행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국내 정제능력 1위, 단일 정제공장규모 세계 1위인 SK의 원유수입을 원활케 함으로써 석유수급 안정에 기여하고 석유업계 전체에 확산될 수 있는 신용도 하락에 따른 원유수급 차질을 사전에 방지할 뿐 아니라 최악의 사태 발생 시 초래될 국가 신인도 하락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외국 투자자 및 언론들이 보는 시각은 그다지 곱지만은 않다.
최근 외국 언론들은 일제히 국가의 대표적인 공적기관인 석유공사가 민간기업인 SK를 지원하는 것은 한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석유공사가 SK를 지원하는 것은 SK의 분식회계가 적발된 이후 정부가 민간 기업에 대해 개입할 뜻을 천명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보도했다.
석유공사의 SK 지원에 따른 국내 전문가들의 입장도 제 각각이다.
국내 전문가들은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불가피론과 장기적으로 볼 때 시장에 개입하지 않는 것이 더 좋다는 불가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시장개입 불가론

국내 대표적인 공기관인 석유공사가 SK의 원유수입을 도와주는 것은 정부가 잠정적으로 시장에 개입할 의사가 있음을 나타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렇듯 시장 원리와 관계없이 SK 사태에 정부가 개입한다면 SK 처리를 놓고 최근 한국정부의 기업지배구조 개혁의 시험대로 삼아왔던 해외투자가를 실망, 대외신인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또 정부의 시장개입은 최근 경제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는데 따른 미봉책이며 또다시 관치경제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석유공사가 국가 공기업으로서 석유공급에 대한 총 감독 기관이라는 점에서 특혜논란 시비가 일어날 수 있으며 SK가 국민을 볼모로 이번 사태를 해결하려는 의도에 정부가 말려든 것 아니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시장개입 불가피론

정부가 예산을 편성해 석유사업기금 등을 SK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별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기반시설이 약한 우리나라에서 원유수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심각한 석유수급 불균형 현상에 빠질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국내 최대규모의 정제능력 및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SK의 원유수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석유제품은 물론, 석유화학업종 및 연관산업에도 파장이 클 것으로 우려되는 등 국가 전체의 석유수급에 심각한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29일 채권단이 SK에 대해 유류대금 지급을 중단하면서 발생한 SK글로벌 주유소 유류제품 공급 일시 중단 사태도 정부가 중간에 개입함으로서 일촉즉발의 위기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홍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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