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0% 재생에너지 선택 구매제 찬성"
"국민 60% 재생에너지 선택 구매제 찬성"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9.05.09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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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삼화 의원-전기協 설문조사
“추가 부담, 4천원대까지 가능”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기요금에 대한 대국민 인식 현황과 바람직한 정책 방안’ 토론회에서 발표자 및 토론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삼화의원실 제공]
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전기요금에 대한 대국민 인식 현황과 바람직한 정책 방안’ 토론회에서 발표자 및 토론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김삼화의원실 제공]

[한국에너지신문] 국민 10명 중 6명은 전기요금이 조금 오르더라도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소비자가 선택·구매하는 제도 도입을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로 인해 추가로 부담할 수 있는 전기요금은 매달 4000원 대를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조사 결과는 미세먼지 등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 에너지전환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자리 잡은 데다 이를 위해서는 일정 부분 전기요금 상승도 감수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삼화 의원과 대한전기협회(회장 김종갑)는 8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전기요금에 대한 대국민 인식 현황과 바람직한 정책 방안’이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김삼화 의원은 인사말에서 “우리나라는 전기요금이 다소 비합리적인 체계여서 전력소비에 왜곡을 가져오고 있다”며 “공급원가를 제대로 반영하고, 합리적인 전력소비를 유도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토론회에서는 김삼화 의원실과 대한전기협회가 공동으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리얼미터에 의뢰한 ‘전기요금에 대한 대국민 설문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발표는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가 맡았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소 비싸더라도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을 소비자가 선택·구매하는 제도를 도입을 ‘찬성한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63.4%로 ‘반대한다’는 응답자(30.9%)의 2배 이상을 차지했다. 세부적으로는 소득이 많을수록, 연령이 낮을수록 ‘찬성’ 비율이 높았다.

환경을 위해 추가로 부담하는 녹색요금제가 운영된다면 어느 정도를 부담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체의 24.1%가 ‘4000원 이상 5000원 미만’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2000원 이상 3000원 미만’이 20.3%, ‘5000원 이상’도 16.9%에 달했다.

에너지전환 정책과 사회적 비용 변화에 대해서는 ‘환경과 미래를 위해 비용 변화는 중요하지 않다’가 29.6%, ‘비용이 현저히 증가할 것이다’ 25.7%, ‘비용이 다소 증가할 것이다’ 22.9%로 응답했다.

또 요금 인상 시 가장 민감하게 느껴지는 서비스 분야는 ‘통신요금’이 33.6%로 가장 많았고 그 이유는 가구 내 지출 비중이 크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한 달에 200kWh 이하로 전력을 적게 사용하는 가구에 대해 일정액을 할인하는 제도와 관련해서, 응답자의 9.1%가 할인혜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할인혜택 대상자 중 월 700만 원 이상의 고속득층 비중도 7.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할인혜택을 받고 있는지 모르는 응답자도 29.0%를 차지했다.

김진우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서는 전기요금에 대한 대국민 인식 조사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의견이 개진됐다.

조성경 명지대학교 교수는 “전기요금과 에너지 전환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사이”라고 전제하고 “국민들에게 전기요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으며 전기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합리적으로 지불하기 위해서 현 체계를 보다 냉정하게 짚어보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연제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주택용 전기요금은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전력서비스 질도 우수하지만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기요금 수준에 부담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많았다”면서 “이는 오랫동안 전기가 국가에 의해 공급되다 보니 여전히 싼 가격에 공급돼야 한다는 인식이 많았던 데 기인하는 것으로 보이며 전기요금 수준을 저렴하게 유지하는 정책은 합리적인 에너지 소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종배 건국대 교수는 “이번 설문조사를 보면 폭염기간을 제외하고도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응답자가 55.3%에 달하는 반면 녹색요금제에 대해서는 4000원대까지 부담하겠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이중성을 띠고 있다”며 “소비자와 정부, 소비자와 전력회사 간의 커뮤니케이션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본다”고 밝혔다.

임낙송 한전 영업계획처장은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달 전력사용량이 200kWh 미만인 가구에 대해 일정금액을 할인해주는 제도와 관련 월소득 700만원 이상인 고소득계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합리적인 제도 개선의 필요할 것으로 보이고, 한전도 국민들에게 전기요금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게 제공하고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현실 한국경제신문 논설전문위원은 “국민들의 약 80%가 에너지전환이 진행되면 전기요금이 인상될 것이라고 응답했는데 현 정부만 이를 부정하고 있다”며 “많은 소비자들이 이미 시장경제 논리에 맞게 전기요금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은 해법을 찾기 위해 더욱 노력해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는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홍일표 위원장과 홍의락 산자중기위 민주당 간사, 유의동 바른미래당 수석부대표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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