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가가 필요한가 시위꾼이 필요한가
협상가가 필요한가 시위꾼이 필요한가
  • 오철 기자
  • 승인 2019.04.29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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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 기자
오철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지난 11일 예정됐던 나주 SRF 갈등 해결 조정기구 민·관 협력 거버넌스 7차 회의가 갑자기 연기됐다. 범시민대책위원회가 연기를 신청한 것. 앞서 합의했던 환경영향조사를 위한 시험가동도 수락하지 않겠다고 했다. 갈등을 뒤로하고 6차 회의 때 극적인 잠정 합의를 이끌었던 터라 실망은 더욱 컸다.

당초 7차 회의에서는 6차 때 합의했던 환경영향조사 세부사항, 주민투표 방식과 주민수용성 조사방식 사항 등을 담은 최종 합의서를 작성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범대위는 말을 바꾸고 대규모 집회를 열어 시험가동 중단을 강력히 촉구했다. 시험가동 대신 지난 2017년 실시한 시험가동 데이터로 대체하라고 요구했다.

이게 가능하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을 터. 2017년 데이터는 굴뚝에서만 채취한 데이터라서 면밀한 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환경영향조사를 위해서는 주변 지역의 토양, 대기, 수질 등의 다양한 데이터가 필요하고 이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평가해야 한다.

게다가 당시 자료는 정상운영이 아닌 한시적 시험가동 데이터라 표본으로 쓰기 어렵다. 주민 측 의견을 들어주고 싶어도 그러기 힘든 상황이다.

오히려 범대위 측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소통 테이블에 앉아 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여부는 주민투표 70%+공론조사 30%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발전소 기준 5㎞ 이내 주민만 투표할 수 있기에 상당히 유리한 구도인데 테이블을 걷어차고, 등교 거부와 같이 극단적인 단체 행동을 할 필요가 있을까. 어차피 환경영향조사도 주민수용성조사를 위해서 시행하는 것이다. 공신력을 가진 합의체에 들어와 의견을 개진하는 게 어떻게 생각해도 좋은 선택이다.

집회는 여러 소통의 방식의 하나일 뿐 결국 목적은 상대방을 협상테이블로 이끄는 것이다. 테이블이 잘 차려져 있다면 (집회는 집회대로의 역할을 하더라도) 소통 창구에 무게를 두고 협상에 임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이제는 판단해야 한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협상가가 될지 시위꾼이 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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