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출 미세먼지 주범, 발전소 아닌 ‘화학공장’
국내 배출 미세먼지 주범, 발전소 아닌 ‘화학공장’
  • 오철 기자
  • 승인 2019.04.22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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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한화케미칼, 대행업체와 짜고 수치 조작
배출 기준치 173배 초과도

[한국에너지신문] 전남 여수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LG화학과 한화케미칼 등 화학업체들이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미세먼지 원인 물질 수치를 조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은 미세먼지 원인 물질인 먼지와 황산화물 등의 배출량을 조작한 측정대행업체 4곳을 적발했다고 지난 17일 밝혔다.

지난해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 전남 지역 대기오염물질 측정 대행업체를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이 드러났다.

LG화학 등이 위치한 여수산단 전경
LG화학 등이 위치한 여수산단 전경

에어릭스, 동부그린환경, 정우엔텍, 지구환경공사 등 4개 대행업체는 2015년부터 4년여간 사업장 235곳의 대기오염물질 측정을 의뢰받아 측정값을 축소해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허위성적서를 발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이 가운데 LG화학 여수화치공장을 비롯해 한화케미탈 여수1~3공장, SNNC, 대한시멘트, 광양태인공장, 남해환경, 쌍우아스콘 등 6곳은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를 조작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지난 15일 측정대행업체 4곳과 배출 농도를 조작한 배출업체 6곳을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나머지 배출업체에 대해선 보강 수사를 거쳐 추가로 송치된다.

측정대행업체들은 실제 측정하지 않은 8843건을 한 것처럼 속였고, 4253건은 실제 측정값을 축소했다. 환경부는 “측정값을 축소한 4253건의 경우 실제 대기오염물질 배출 농도의 33.6% 수준으로 낮춘 것으로 조사됐다”고 했다.

배출 기준치를 173배 이상 초과했는데도 이상이 없다고 조작한 사례도 적발됐고, 먼지와 황산화물 측정값도 법적 기준의 30% 미만으로 조작해 대기기본배출 부과금도 면제받은 사례도 발견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2월부터 실시 중인 감사원의 감사 결과와 전국 일제 점검 등을 통해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다음 달까지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같은 지적에 대해 해당 회사들은 다른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은 여수 화학공장 관련시설을 폐쇄하기로 했으나 한화케미칼은 검찰에서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이날 사과문을 내고 “LG화학은 이번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참담한 심정으로 막중한 책임을 통감하며 모든 분들께 머리 숙여 깊이 사죄드린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관련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신 부회장은 “공장 인근 지역주민과 관계자분들께 환경에 대한 걱정을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번 사태는 LG화학의 경영이념과 정면으로 반하는 것으로 어떠한 경우에도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한화케미칼은 “대기오염 물질 배출에 관한 측정기록이 허위 기재된 사실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담당자가 자체조사는 물론 기관에서 실시한 두차례 조사에서 혐의를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고, 현재까지 공모에 대한 어떠한 증거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어 향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해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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