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피해 눈덩이 강원도 산불…최초 발화 원인은
[포커스] 피해 눈덩이 강원도 산불…최초 발화 원인은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4.15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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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계폐기 이상 없어”…국과수 감식 결과 나와야

[한국에너지신문] 강원도 일대에서 일어난 산불의 원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고성에서 일어나 속초 일대까지 번진 산불의 경우 전신주 주변에서 발생한 만큼 한전의 과실 책임 여부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달 4일에 시작된 화재는 8일에야 완전 진화됐다. 

이에 대해 강원지방경찰청은 최초 발화 지점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합동 감식을 거쳐 수거한 증거물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정밀 분석 의뢰하고 탐문 수사를 진행 중이다.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주유소 맞은편 전신주에서 수거한 개폐기와 고압선, 리드선 등에 대한 국과수의 정밀 분석 결과가 나오면 발화 원인은 어느 정도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개폐기와 리드선 접합부에 씌워진 20cm 길이의 덮개에 미세먼지와 나뭇가지가 붙어 발화했을 가능성을 제기한 측도 있다. 하지만 경찰은 덮개 안에 이물질과 같은 세부 사항이 아닌 전신주 전체를 수거해 국과수에 분석을 의뢰한 상태다. 

소방당국과 경찰은 일단 고성군 토성면 원암리 도로변 전주에서 발화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다. 특히 개폐기 부근에서 튄 불꽃의 정체와 관련된 다양한 주장이 나오고 있다. 초기에 주목을 끈 것은 개폐기 폭발이다.

최초 신고자의 변압기 폭발 주장을 정정하는 차원에서 제기됐다. 하지만, 개폐기의 ‘폭발’이 아니라, 불이 붙은 이물에 의한 ‘점화’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한전 측은 개폐기가 발화 당시에도 정상 작동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개폐기는 A사가 2006년 3월 제조한 폴리머개폐기로, 사고 지역에 설치된 시기는 같은 해 4월이다. 

한전 관계자는 “화재 당시 진공절연개폐기가 정상 작동했고, 이상을 감지해 전력을 차단했다”며 “이 제품은 폭발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전신주에서 시작된 것은 맞지만, 개폐기 자체의 결함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또한 한전은 개폐기 노후화에 따른 이상 발생 가능성도 배제한다. 통상 개폐기의 수명은 20년 이상으로, 해당 개폐기는 설치된 지 13년여가 지났다는 것. 

개폐기가 폭발이나 발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연결 전선 발화로 모아진다. 한전 일각에서는 전선에 이물질이 날아와서 불꽃이 튀었을 수 있다는 주장도 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만 전선이 끊어질 경우 각 전선이 합선되면 발화가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면 합선 요인은 두 세 가지 정도다. 강풍에 따른 개폐기 리드선 단락, 부적절한 리드선 연결 공법에 따른 단락, 사용연한 미준수 등 관리 소홀에 따른 단락 등이다. 단, 전신주 아래쪽에서 불길이 올라오는 듯한 모습이 CCTV에 있는 것으로 볼 때 이것 역시 추정일 뿐이다.    

특히 전력기기 업계에서는 강풍에 리드선 낱개의 가닥이 점차 끊어져 고압 전선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불꽃이 튀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계절이 반복되거나 전류가 흐르면서 지속적으로 열기와 냉기가 교차되는 상황을 오랫동안 겪은 만큼 전선이 점점 산화되면서 강도가 약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강도가 약해진 상황에서 강풍이 동반되면서 선이 끊어졌고, 먼저 끊어진 선들이 땅이나 다른 면에 닿으면서 불꽃을 만들어내고, 그 불꽃이 다른 전선에 옮겨붙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용 기간, 풍향과 풍속 등 바람의 조건 변화에 따라 전선 금속 재질과 절연재의 내구성이 급속도로 약화될 수 있다”며 “안전을 위해 전신주는 육안 점검 이외에 열감지기 등 다양한 장비를 이용해 손상 개소를 확인하고 보수공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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