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개발하고도 상용화 안되는 접시형 태양열 발전기술
10여년 개발하고도 상용화 안되는 접시형 태양열 발전기술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9.03.25 1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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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장 제패할 기술이지만
개발에 매달려온 기업도
자금 여력 딸려 인수자 찾는 중
구미 영진대학에 설치된 10㎾급 접시형 태양열발전기. 코흐멤브레인이 개발한 제품이다.
구미 영진대학에 설치된 10㎾급 접시형 태양열발전기. 코흐멤브레인이 개발한 제품이다.

[한국에너지신문] 태양의 복사에너지를 모아 전력을 생산하는 방법은 구유형(PTC), 타워형(CRS), 접시형(Dish) 세 가지로 분류된다. 
타워형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지만 국내에서는 국토가 좁다는 이유로 상업화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고 결국 연구는 중단된 상태다. 접시형이나 구유형은 우리 여건에서 태양열을 이용해 발전하기에는 가장 적합하지만 이 역시 개발이 중단된 상태나 다름없다. 

■ 연구·개발했지만 상업화 실패

조병헌 코흐멤브레인 대표
조병헌 코흐멤브레인 대표

신재생에너지기업 코흐멤브레인(대표 조병헌)은 우리 여건에 가장 적합한 접시형 개발에 10여 년 이상 매달려 왔다. 이 회사는 2009년 10㎾ 급 접시형  태양열 발전 시스템을 3년 동안 개발해 처음으로 선보였다.

2013년에는 에너지공단의 시범 보급사업을 통해 구미의 영진대학을 비롯한 3곳에 시스템을 설치했다. 상용화 제품을 개발한 지 5년 만의 일이다.

뒤이어 2016년부터 3년 동안 중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집열면적 가변형’ 연구과제를 에기평의 지원을 받아 개발에 나섰지만 국내서 반사경 금형을 할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해 결국 실패한 과제로 남았다.

이 회사는 내수 시장을 개척하지 못하자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 한국국제협력단을 통해 2014년부터 스리랑카 프로젝트를 추진하였으나 올해 1월 심사위를 통과하지 못해 오랜 꿈이 좌절됐다.

접시형 발전은 사진에서 보는 대로 오목거울의 반사 빛을 모아 외연기관으로 전력을 생산한다. 표면 온도는 약 500도에서 1200도까지로 발전효율이 19% 정도다. 열이 모이는 표면 온도가 높아지더라도 전력 생산에 차질이 없고 추적식으로 작동해 태양광에 비해 2배 정도 효율이 높다.

국내에서는 생산되고 있지 않지만 32% 정도의 스털링 엔진이 해외에서 개발되어 발전 효율을 국내에서 상용화한 19%보다 크게 높일 수 있다.

이 기기는 햇빛을 받을 수 있는 유휴 공간이면 모두 설치가 가능하다. 집 뒤뜰도 좋고 하천변이나 발전소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도 있다.

접시형은 상용화 모델이 10㎾ 급만 나와 있지만 20~30㎾ 급이 가장 경제적이다. 접시형은 아직 세계에서 스웨덴 정도가 기술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개발 초기 단계이다.

따라서 우리가 상용화를 앞당기면 세계 시장에 도전해 볼 만한 아이템이기도 하다. 접시형은 스털링 엔진 기술이 핵심이지만 운용 시스템이나 반사경 설계 기술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특히 스털링 엔진 기술이 상당히 폐쇄적이어서 스털링 엔진 개발까지 나선다면 다방면에 이점이 있는 아이템이다.

■ 접시형, 상용화 가능할까

접시형의 국내 시범보급사업 설치  가격은 대당 부가세 포함 약 4억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병헌 코흐멤브레인 대표에 따르면 양산체제를 갖추면 대당 약 2500~3000만원이면 가능하다고 한다. 좀 더 개발하여 용량을 키울 수 있다면 화석에너지와 발전단가 경쟁도 가능하다.

전망은 좋지만 접시형이 성공하지 못한 이유는 사업자의 개발 능력이 문제였다. 자금력이 따라주지 못했다. 2차 개발에서 금형을 구하지 못했던 것도 자금력이 모자라 해외에서 구매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조 대표는 “기술을 사장시키기에는 너무 아깝지만 솔직히 이 사업을 지속해 나갈 여력이 없다”며 “누군가 이 사업을 하면 반드시 세계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을 인수할 사람을 찾고 있다는 뜻이다.

타워형 발전이 한 때 인기를 끌었지만 대규모 시스템 운영 시스템 개발이 어려워 주춤해진 상태에서 접시형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우리는 재생에너지 정책을 추진하면서 태양광과 풍력에 전력투구 하였지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남의 뒤를 따라가는데 올인했던 것이다. 정부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아이템을 집중 개발하는 것이 산업 경쟁력을 갖추는 길이다. 정책이란 그만큼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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