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진은 지열발전이 촉발" 정부 책임론에 줄소송 불가피
"포항지진은 지열발전이 촉발" 정부 책임론에 줄소송 불가피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3.20 15: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에너지신문] 2017년 포항지진이 인근 지열발전소와 연관성이 있다는 정부조사연구단의 발표가 나오면서 정부의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지열발전소 건설 사업에 정부기관이 참여 중이고, 포항 시민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상황이어서 정부의 배상 문제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포항지열발전소는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12월 당시 산자부에서 지원하는 국가 연구개발(R&D)로 포항 북구 흥해읍 일대에 추진된 민·관 합동사업이다.

총 473억원(정부 195억원, 민간 278억원)을 투입해 지난 2012년 9월에 착공한 이 사업은 넥스지오(주관기관)와 포스코, 이노지오테크놀로지, 지질자원연구원, 건설기술연구원, 서울대학교가 참여하고 있다.

산자부 산하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이 정부 연구개발 사업을 관리하는 주체로 이 사업 진행 상황 등을 보고받는 전담기관으로 이름을 올렸다.

포항 지열발전은 지하 4㎞ 이상 깊이에 구멍을 두 개 뚫어 한쪽에 고압의 물을 주입하고 지열로 데운 후 다른 구멍에서 수증기를 빼내 발전기 터빈을 돌린다. 

2017년 11월 15일 포항지진이 발생하기 전까지 땅을 파고 물을 주입하는 등 지열발전 관련 실험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이런 작업이 단층을 자극해 지진을 촉발했다는 게 정부 조사단의 판단이다.

다만 조사단은 지열발전소가 지진 발생에 직접적인 원인을 준 '유발지진'이 아니라 지진 가능성이 높은 단층에 자극을 줘 간접적 원인을 제공한 '촉발지진'으로 한정했다. 손해 배상 책임 비율을 따질 때 이 조사 내용이 사업부의 판단에 크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규모 5.4의 포항 지진은 당시 135명의 인명피해가 났고 공식 재산피해도 850억원에 달했다. 집을 잃은 이재민만 1800명이 넘었고, 1년 4개월이 지난 지금도 90세대, 200여명이 지역 공공시설에서 텐트 생활을 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포항시민 71명은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 집단 소송을 냈고, 올해 초 2차 소송에도 1100여명의 시민이 추가로 참여했다. 이번 정부 조사 결과에 따라 지역민들의 추가 소송이 줄을 잇고, 지열발전 폐쇄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전망이다.

앞서 산자부는 포항지진과 지열발전과의 상관관계를 조사하기 위해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을 구성하고, 작년 3월부터 약 1년간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다.

20일 조사단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열발전을 위해 주입한 고압의 물이 알려지지 않은 단층대를 활성화해 포항지진 본진을 촉발했다"는 내용의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20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포항지진과 지역발전의 연관성에 관한 정부조사연구단 결과발표 기자회견'에서 포항지진의 원인이 지열발전으로 인한 유발지진으로 발표나자 포항 시민이 기뻐하고 있다. 2019.3.20/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