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500억 투자한 한덕철광 제 2수갱 준공…연 150만톤 생산
[탐방] 500억 투자한 한덕철광 제 2수갱 준공…연 150만톤 생산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3.19 11:2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내 유일 철광석 생산…최신 인양시설로 운반량 4배↑
지난 20일 개최된 한덕철광산업 제2수갱 준공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최승준 정선군수, 우오현 SM그룹 회장, 정만호 강원도 부지사
지난 20일 개최된 한덕철광산업 제2수갱 준공 기념행사에서 참석자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최승준 정선군수, 우오현 SM그룹 회장, 정만호 강원도 부지사

[한국에너지신문] SM그룹(회장 우오현) 한덕철광산업(사장 김명주)이 500억여 원을 들여 정선 신동읍 신예미광업소에 제2수직갱도를 준공했다.

한덕철광은 20일 내외귀빈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신예미광업소에서 준공식을 연다. 제2수갱은 5년여의 공사 끝에 완성됐으며 가이드 로프 공법을 적용한 첨단 인양시설을 갖췄다. 최대 연간 150만톤을 생산할 수 있어 매년 400~450억원 정도의 수입 대체 효과가 있다.

한덕철광은 사실상 국내 유일의 철광석 생산업체다. 사업부지 48만㎡에 추정 매장량 8000만톤, 채광 가능량은 4000만톤을 자랑한다. 매년 100만톤씩 40년간 생산할 수 있다.

국내 연간 철광석 생산량은 70만톤으로 국내 총 사용량의 1%에 불과하다. 하지만 SM그룹의 이번 제2수갱 준공은 스마트 팩토리 구현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었을 뿐 아니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철광자원을 국내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일반 광산의 수갱시설은 와이어를 지지하는 주탑과 인양장치인 스킵과 모터, 그리고 화물을 싣는 승강기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한덕철광산업의 제2수갱시설은 광석운반 외에 다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설계됐다.

48m 높이의 주탑에 연결된 와이어 로프를 1500kw의 모터로 구동해, 1회 19톤의 철광석을 지름 6m, 지하 627m의 수직갱을 최대속도 12m/sec로 상승해 약 1분 30초 만에 지상으로 운반할 수 있다. 이는 기존에 운영중인 제1수갱의 운반속도에 비해 2배 이상 빠르며 운반량도 4배 이상 늘릴 수 있는 획기적인 시설이다.

최근 준공된 한덕철광산업 신예미광업소 제2수직갱도.
최근 준공된 한덕철광산업 신예미광업소 제2수직갱도.

■ 신예미광업소, 연간 70만 톤 철광석 생산…인공지능 마이닝트럭 검토

신예미광업소는 1910년 일본이 광업권을 설정해 개광한 후, 연·아연 등 광물자원을 침탈당했던 아픔을 지녔다. 현재 제 1수갱을 통해 매년 60~70만톤 가량의 철광석을 생산해 전량 포스코에 공급하고 일부 저품위 광석은 골재로 판매하고 있다.

제2수갱은 특히 315kw의 모터를 추가해 오는 2020년 준공예정인 기초과학연구원(IBS) 산하 지하실험연구단의 우주입자연구 가운데 암흑물질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원을 운반하는 승강기를 별도로 설치했다. 지하 1000m 아래 들어설 지하연구실까지 최대 15인의 연구원을 싣고 초속 4m 속도로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다.

이는 지하 2층부터 121층 전망대까지 496m의 길이를 자랑하는 국내 최고 높이의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용 엘리베이터보다 131m이상 길다.

채광과정은 우선 갱내에서 천공과 발파과정을 통해 채광된 철광석을 운반하기 적당한 크기로 분쇄돼 지상으로 옮겨지고, 다시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선광장으로 보내진다. 이 곳에서 철 성분이 35% 이상인 철광석을 분리하고 함량미달의 철광석을 미세하게 분쇄해 자력선별기를 통해 높은 품위의 철광석을 분리한 후, 상품화해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 육송과 해송을 통해 공급하는 구조다.

국내에서 운영중인 광산은 석탄이나 시멘트 원료가 되는 석회석을 생산하는 업체들이 대부분이다. SM그룹이 사양산업으로 인식되고 있는 철광분야에 지속적으로 대규모 시설투자를 하고 관심을 갖는 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한덕철광산업이 채광을 멈추게 되면 국내에서 생산하고 소모되는 철강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원재료를 전량 외국에서 수입해야 한다. 비록 소량이라도 기간산업을 이루는 주요자원을 국내에서 생산해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다.

지난 1996년 OECD 가입을 위해 제출한 자료를 기초로 한국이 철광석 생산국가에 포함된 것도 한덕철광산업이 있어 가능했다. 그만큼 국가적으로도 유일한 철광석 생산업체라는 상징성이 있다. 한덕철광은 이번 제2수갱 준공을 계기로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생산 전과정을 자율주행이 가능한 마이닝트럭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4차산업으로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는 셈이다.

■ 지역경제 활력·북한광업 개선 등 효과

한덕철광이 사업을 지속하면서 석탄광 등의 폐광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젊은이들이 떠나버린 영월, 정선, 태백 등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연구시설까지 만들어지면 국내 첫 노벨상을 목표로 하는 기초물리학 분야의 전초기지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북한 광업 기반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 북한은 철광뿐 아니라 희토류를 비롯한 지하자원 매장량이 약 3200조~6500조원어치에 이른다. 이 회사는 대북 경제제재가 완화될 경우 북한 지역의 자원개발을 위해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한덕철광 측은 “SM그룹 건설부문 계열사인 동아건설산업, 삼환기업, 경남기업 등이 자원개발을 위해 철도, 도로 및 항만 인프라를 구축하고 대한해운, 대한상선, SM상선 등 해운부문 계열사들이 원광 운송에 나선다면 시너지 효과도 크다”고 설명했다.

우오현 회장은 “SM그룹은 향후 남북교류 정상화를 전제로 그룹이 보유한 우수 인적자원과 각 계열사들의 특화된 기술 및 경영 노하우를 집대성할 분야로의 진출을 염두에 두고 있다”며 “정부 차원의 교류는 물론 국내 기업들과의 정보교류를 통해 상생할 수 있는 대북 경제협력 방안을 한발 앞서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윤환 광물자원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이번 제2수갱의 성공적인 건설을 통해 기존의 노후화된 제1수갱을 대체하고 광산 안전과 생산량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준공식 기념행사에는 정만호 강원도 부지사, 최승준 정선군수, 남윤환 광물자원공사 사장, 김종균, 조현화 정선군 의원, 최병권 산자부 사무관, 최종기 동부광산안전사무소장, 광해관리공단 김정필 실장, 김영덕 기초과학연구원 단장, 나흥주 강원도 교육특보, 김완회 신동읍장, 최인석 포스코 그룹장 등 내외 귀빈 및 우오현 SM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