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 첫 발 내딛는 연구로 핵심기기
유럽에 첫 발 내딛는 연구로 핵심기기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2.2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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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硏, 네덜란드 원자로 개선사업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 제작·출하
20일 열린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 출하식’에서 임인철 원자력연구원 방사선과학연구소장(오른쪽 두 번째), 우상익 연구로개발단장(왼쪽 첫 번째),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일 열린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 출하식’에서 임인철 원자력연구원 방사선과학연구소장(오른쪽 두 번째), 우상익 연구로개발단장(왼쪽 첫 번째), 조성은 무진기연 대표이사(왼쪽 두 번째)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에너지신문] 국내에서 처음 유럽 시장으로 원자력 기술을 수출한 성과인 ‘네덜란드 연구용 원자로 개선사업(OYSTER 프로젝트)’의 핵심 기기인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가 완성돼 발주처인 네덜란드 델프트공대에 성공적으로 인도됐다.

이 사업은 네덜란드 델프트공대(Technical University of Delft)에서 운영 중인 연구용 원자로에 냉중성자 연구시설을 구축하는 것이다. 지난 2014년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현대엔지니어링, 현대건설로 구성된 컨소시엄이 총 계약금 약 280억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면서 국내 원자력 기술의 사상 첫 유럽 시장 진출을 이뤄냈다.

2015년 7월부터 1년 4개월간 이루어진 ‘1단계 사업’은 기본 설계를, 2017년 3월에 시작하여 2020년 4월에 완료될 ‘2단계 사업’은 제작 및 설치를 수행한다.

지난 20일 출하식을 치른 이 기기는 지난 2017년 3월 공정에 착수해 3년 이상의 제작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올해 9월 원자로 수조 내에 설치될 예정인 ‘냉중성자원 수조 내 기기’의 시제품이다.

‘냉중성자원 수조 내 기기’가 실제로 원활하게 작동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이와 동일한 부품으로 제작했다. 델프트공대는 현지에서 제작한 극저온헬륨냉동기, 수소공급계통, 진공계통 등의 보조계통과 이번에 제작한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를 연결하여 ‘열사이펀’ 현상이 원활하게 구현되는지 확인한다.

그 결과를 토대로, 실제로 원자로 수조에 설치할 ‘냉중성자원 수조 내 기기’의 설계를 확정하고 제작을 진행한다.

열사이펀(Thermo-siphon) 현상은 연구용 원자로 내의 감속재인 액체수소가 상변화를 거치며 자연대류에 의해 순환하는 현상이다. 원자력 연구에서 사용되는 냉중성자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액체수소가 필요한데, 이번에 제작된 ‘냉중성자원 수조 내 기기’는 이 열사이펀 현상을 통하여 기체수소를 액체수소로 변화시킨다.

열사이펀 방식을 사용하는 ‘수조 내 기기’는 해외에서 운용하는 ‘직접냉각방식’이나 ‘강제순환방식’을 적용한 기기보다 안정성이 높으며 유지보수에 유리하다.

수조 내 기기는 원자로에 근접하게 설치돼 핵분열 시 발생하는 열중성자를 냉중성자로 변환시켜주는 핵심기기다. 고진공 (10-5Torr), 극저온(-250℃)의 극한 환경에서 구동해야 하므로 각 구성품의 설계와 제작이 까다롭다. 따라서 압력시험, 헬륨누설시험 등의 다양한 시험을 거쳐 기기의 성능과 건전성을 입증하는 제작 과정을 거친다.

우상익 원자력연구원 연구로개발단장은 “무진기연 등 국내 제작업체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여러 가지 기술적 난관을 극복해 성공적으로 ‘성능시험용 수조 내 기기’ 제작을 완료함으로써 사업 완료에 한 발짝 더 다가서게 됐다”고 밝혔다.

델프트공대는 한국원자력연구원 컨소시엄이 공급하는 냉중성자 연구시설을 활용해 신약개발 등의 바이오 분야, 나노 분야, 신소재 분야 원천기술 개발을 추진함으로써 유럽 지역에서 선도적 연구기관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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