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력도 재생에너지다
소수력도 재생에너지다
  • 조성구 기자
  • 승인 2019.02.2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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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구 기자
조성구 기자

[한국에너지신문] # 환경부가 세종, 공주, 죽산보 해체를 결정하고 백제, 승촌보를 상시 개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4대강 조사·평가기획위원회는 지난 21일 위원회를 개최하고 구조물 해체 시 비용보다 수질·생태 개선, 유지·관리비용의 절감 등 편익이 커 보를 해체하는 것으로 타당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 지난 2014년 함양군 엄천강 운서보에 설치된 소수력발전소가 가동 여부를 놓고 주민들 민원이 지속되고 있어 군과 주민들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발전소는 지난해 8월 집중호우에 시설이 유실돼 복구 작업이 진행되던 중 주민들의 민원으로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주민들은 환경·생태계 파괴, 어로자원 고갈, 유량 급감으로 래프팅 관광과 인근 주민 생계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며 공사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군은 발전소의 재가동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주민 의견수렴 간담회를 지난달 31일 마련했다.

환경보전과 후손들을 생각하면 점차 보를 해체해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도록 하는 일이 좋을 것이다. 그동안 보가 설치된 지역은 막힌 물길로 인해 순환이 이뤄지지 않아 ‘녹조라테’라는 신조어가 생겨 날 정도로 국민의 비아냥을 받아왔다.

하지만 이 결정을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이들도 있다. 보를 이용하는 소수력발전 사업자들이다. 이들은 하루아침에 자신들의 사업장을 잃어버리는 상황을 맞게 된다. 

사업장이 홍수로 유실된 것도 억울한데 정부의 허가를 받아 건설한 사업장이 운영 중에 주민들이 하지 말라니 억장이 무너질 지경이다. 

소수력과 대수력 등 수력발전은 가장 친환경적인 재생에너지다. 태양광과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에 비해 부하추종성(필요에 따라 전력을 조절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기상변화에도 상대적으로 덜 민감하다. 대규모 공사가 필요하지 않아 하천, 보, 농업용 저수지, 용수로, 양식장 순환수, 발전소 냉각수 등 낙차를 만들 수만 있으면 어디든지 설치가 가능하다. 

이 같은 장점에도 그동안 업계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지난해 개정된 REC 가중치는 1로 유지됐고 최근 정부는 태양광과 풍력만이 재생에너지의 모든 것인 것처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소수력 개발은 점점 줄어들고 있고 그나마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기업들도 수차, 발전기 등 관련 제품을 때때로 주문생산방식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 과제도 없어 홀대받고 있다.

현재 일괄 규정된 REC 수력 가중치를 단계별로 조정하는 것을 고려해 보면 어떨까. 이미 태양광, 풍력, 기타 재생에너지는 발전 용량이나 거리 등으로 단계를 나누어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 대수력보다 환경친화적인 소수력의 활성화를 위해 충분히 논의해볼 만하다. 정책이 사업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제도를 만들면 관련 산업은 반드시 그쪽으로 변하게 마련이다. 

아직 논의 중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환경부의 발표와 함양군의 간담회에서는 보에 설치되어 있는 소수력 사업자에 대해 향후 지원이나 보상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주민들과 원만한 협의로 상생의 길을 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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