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IT 업계,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에 ‘군침’
에너지·IT 업계,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에 ‘군침’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9.02.25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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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시공업체 해줌
도시가스 업체 씨엔씨티에너지
KT 등 SW 기술 내세워 진출

[한국에너지신문] 최근 1㎿ 이하의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 등의 잉여전력을 거래하는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22일 업계에 따르면 태양광 시공업체 해줌(대표 권오현)은 최근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자 1호로 등록하고 전력중개시장에 참여했다. 씨엔씨티에너지(구 충남도시가스)도 에너지 전문기업 에너전트와 합작해 설립한 인업스(공동대표 황인규 엄주호)를 통해 전력중개사업에 진출할 것을 선언했다. 

해줌은 소규모 전력중개사업을 ‘데이터기반 전력사업’으로 칭해 한국전자통신연구원과 산업통상자원부 소규모 분산자원 중개시장 서비스 상용화 기술 개발 및 실증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해줌은 발전량 예측 기술을 중개사업자로서의 핵심역량이자 강점으로 내세운다. 이 회사는 지난 2013년 햇빛 지도 발전량 예측기술을 출시해 2016년 시범사업자로 선정됐다. 한국에너지공단 경제성 분석 시뮬레이션에도 이 예측기술을 적용했다.

이 회사는 다른 사업자가 회사의 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오픈 API 형태로 발전량 예측과 이상반응 감지 기술을 제공하기로 했다. 

인업스는 전국에 분산된 전력 데이터를 확보하고 가상발전소(VPP) 플랫폼을 통해 전력 사용을 효율적으로 통제하고 수요자 간 전력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을 벌인다. 가상발전소는 다수의 분산자원을 모아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사업이다.

이들은 판교에 클라우드 기반의 통합 에너지 관제센터를 지었고, 이곳에서 수요반응(DR) 자원과 갖가지 분산형 자원에 대한 에너지 데이터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같이 소규모 전력중개 사업이 가능해진 것은 재생에너지 발전의 생산성이 높아지고 인터넷 기술이 진보했기 때문이다. 에너지 저장기술이 고도화돼 남아도는 전기를 모아 거래할 수 있게 되고, 블록체인 기술을 결합하면 보안성과 신속성을 기할 수 있게 된다. 이 때문에 기존 전력 관련 사업자 외에도 다양한 업종의 사업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다. 

소규모 전력중개 사업은 당장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려운 분야다. 하지만 향후의 사업성은 밝은 편이다. 중개 수수료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고, 공급 불안정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경우 한전 및 발전사 등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여력도 있다. 최근 들어서는 전기 시공업체나 도시가스 등 에너지 업체, 정보통신 업체 등의 진출 타진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KT는 지난해 7월 중소형 태양광 발전소의 전력 생산 현황을 실시간으로 파악·관리할 수 있는 ‘기가 에너지 젠-태양광 운영관리’ 서비스를 시작했다. 1㎿ 이하 소규모 태양광발전소를 대상으로 월 2만~10만원의 요금을 받고 운영관리를 돕는다. 업계는 이 서비스를 전력중개 시장 개방에 대비한 사전 단계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화큐셀은 이미 일본에서 가상발전소 사업을 벌이고 있다. 

소규모 전력중개 사업 모델의 시범사업은 지난 2016년 전력거래소가 6개 사업자를 모아 실행했다. 당시에 타당성이 인정돼 지난해 전기사업법을 개정했고, 실제 사업은 올해부터 가능해졌다.

정부는 전기사업법과 시행령 등을 개정해 다음 달부터 자격을 갖춘 민간 사업자의 전력중개사업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소규모 중개사업자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를 대신해 생산전력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거래를 하고, 태양광 설비 유지보수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소규모 전력중개는 발전소나 송배전 설비와 같은 대규모 시설을 건설하기 어려운 중소기업이나 대기업의 사업부가 각종 소프트웨어 기술만으로 전력 사업을 벌일 수 있는 이상적인 모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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