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새로운 산업·새로운 위험, 선도기업과 국가의 조건
[전문가 칼럼] 새로운 산업·새로운 위험, 선도기업과 국가의 조건
  • 천영우 인하대학교 대학원 교수
  • 승인 2019.01.0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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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영우 교수
천영우 교수

[한국에너지신문] 국내를 대표하던 철강·조선·자동차 등 제조산업의 둔화가 장기화되면서, ‘4차 산업혁명’, ‘신성장 전략 혹은 동력’에 대한 언급과 관심이 부쩍 늘었다.

일각에서는 4차 산업혁명 열풍을 우리가 수십 년간 채택해온 ‘빠른 추격자(fast follower)’ 전략을 벗어나지 못한 데서 나온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글로벌 기업 중심의 선진국 혁신과는 달리 정부 주도의 알맹이 없는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자조의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놓고 볼 때 이차전지 혹은 수소연료전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EV), 수소차(HV) 등의 연관산업에서 국내 일부 글로벌 기업들의 ‘창조적 혁신’을 통한 선도기업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한편, 새로운 산업의 출현과 함께 새로운 위험도 가중되고 있다. 흔히 안전 측면에서 화재·폭발·화학물질 누출의 중대 산업사고를 논할 때, 가연성가스나 탄화수소류의 인화성 액체 등 유기물질의 유해·위험성이 주를 이루며, 환경 측면에서도 일부 유해중금속을 제외하고 온실가스 혹은 휘발성유기화합물(VOC) 등을 주로 다루고 있다. 

하지만, 최근 잇단 노트북과 스마트폰의 배터리, ESS나 태양광발전시설의 화재·폭발사고에서 보듯이 새로운 산업의 출연과 함께 기존 유기물질의 위험성과 더불어 리튬이온 등의 무기물질에 의한 위험성도 가중되고 있다.

이차전지는 양극, 음극, 분리막, 전해질의 4대 소재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핵심 재료인 양극활물질은 코발트, 니켈, 망간 및 티타늄 등의 산화물에 리튬이온이 도핑된 물질이고, 이온의 이동을 촉진시켜 배터리의 전도성을 높이는 촉매 역할의 전해질에는 유기용매와 함께 리튬염을 일정 농도로 용해하여 제조된다.          
하지만, 리튬은 자체로서 발화·폭발 등을 유발할 수 있는 불안전한 물질로 리튬이차전지의 경우 과충전, 과전류 또는 가열, 외부충격에 의하여 단락이 되면 내부압력의 급격한 증가로 폭발, 발화 등의 원인이 되며, 고온에 노출될 경우 폭발·발화 등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특히, 액체 전해질은 분리막에 의해 음극과 양극이 나뉘는 구조여서 변형이나 외부 충격으로 분리막이 훼손되면 액체 전해질이 흐르고, 양극 물질이 만나 기화되면서 과열 또는 폭발사고로 이어지는 위험성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튬이온전지는 현재 폭넓게 사용되고 있는데, 니켈 카드뮴 전지, 납축전지 등의 문제점 중 하나인 납, 카드뮴, 수은 등의 유해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제조되기 때문에 비교적 환경친화적인 전지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최근 전기자동차 급증 추세와 함께 폐배터리의 ESS 등으로 재사용 혹은 희유금속인 코발트나 리튬의 재활용도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독일은 보건·영양, 친환경·고효율의 기후·에너지, 정보통신과 국제화 시대의 새로운 교통수단 등을 산업전략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국제표준화 선점을 통한 선도 노력을 추구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 기업과 정부도 안전부문 OECD 최하위라는 오명을 벗고, 시장주도의 선도기업 혹은 국가로 나가기 위해서는 혁신적 시장가치 창출 능력과 함께 안전에 대한 선도적 국제표준화도 고려해 봄직하지 않을까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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