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보온관 관리가 엉망이었다
이중 보온관 관리가 엉망이었다
  • 한국에너지
  • 승인 2018.12.17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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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너지신문] 이중 보온관(열 수송관)의 파열로 귀중한 생명이 희생됐다. 압력이나 온도가 그렇게 높지 않고 지하에 매설되어 있는 이중 보온관의 파열로 인해 생명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은 다소 의외다. 우리가 너무 안이한 안전관리를 한 탓이라 아니할 수 없다.

1984년부터 도입하기 시작한 지역난방은 그 편리성으로 인해 전국적으로 보급되었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단지라면 으레 지역난방이 공급되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하에 매설되어 있는 이중 보온관의 관리 차원을 달리해야 한다.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은 부실한 관리다. 이중 보온관은 누수를 감지하는 누수 감지선이 관을 따라 매설되어 있어 이를 제대로 운영했다면 이와 같은 사고는 물론, 인명 손실도 없었을 것이다.

이번에 사고가 난 일산 지역은 수도권 5대 신도시를 건설하면서 지역난방을 공급한 지역으로 이 지역은 지역난방 배관을 먼저 매설하고 나중에 아파트 건설과 기반 시설을 갖춰 난방 배관이 많은 손상을 입은 지역이다. 일산 지역만 해도 당시 난방관이 손상된 곳이 수백 군데나 되었다.

이러다 보니 많은 돈을 투자해 누수감지시스템을 깔아 놓고도 이를 운영하지 않고 방치해 온 것이 이번 사고의 근본 원인이다. 한난은 누수관리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문제가 있는 시스템을 복구해 정상화시킬 생각은 하지 않고 사람이 육안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지속해 온 것이다. 1600㎞에 이르는 관을 시스템을 구축해 관리할 생각을 하지 않고 사람의 도보순찰로 관리해 왔다는 것은 무슨 말로도 변명할 수 없다.

산자부는 긴급 점검으로 누수의 위험이 높은 지역은 우선적으로 안전점검을 하겠다는 등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산자부는 이중 보온관의 근본적인 안전대책이 무엇인지 모르는 듯하다. 전국에 깔려 있는 이중 보온관은 2000㎞가 넘는다. 이것을 시스템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구축하지 않고 원시적인 관리를 그대로 지속하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말만 하고 있다.

지역난방 배관 방식은 2가지가 있다. 하나는 관과 관을 바로 용접하여 연결하는 방식이고 다른 하나는 관의 신축을 보완하기 위해 이음새 즉 익스펜션 조인트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전자는 건설 비용이 적게 들어가나 치명적인 결함이 있다. 한 번 사고가 나면 전체 관이 손상을 입을 우려가 큰 것이다. 이번처럼 온수가 갑자기 빠져나가고 관이 식으면 전체 관이 수축하면서 손상을 입게 된다. 따라서  해당 사고 부분만을 복구하였다고 해서 관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모든 설비는 설계 수명이 있다. 설계 수명이 다한 설비를 감가상각비를 비축해 놓고 교체하지 않는 것은 자신들의 이익만 우선시하고 국민과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하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한난은 애초부터 설계 수명을 넘어선 관을 교체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산자부는 이번 기회에 설계 수명이 다한 관은 교체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매설 당시에 파손이 심각한 배관을 설계 수명까지 사용한다는 자체가 무리인 것이다. 

끝으로 지역난방은 선진 난방 시스템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을 뿐만 아니라 공해 물질을 감소시키는 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한난뿐만 아니라 지역난방 전체에 대해 누수 감지 시스템을 작동시키고 있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기술로서 배관 관리는 누수감지시스템의 운영이 가장 효과적인 관리 방법이다. 만약 우리나라 전체 지역난방 배관을 한난처럼 사람에 의지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면 시급히 관리 방식을 바꾸어야 할 것이다. 지역난방 배관이 스팀관처럼 고온의 위험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동안 다소 관리를 소홀히 해 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일산 사고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됐다.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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