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레바와 웨스팅하우스의 경고, 한전에도 유의미”
“아레바와 웨스팅하우스의 경고, 한전에도 유의미”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12.10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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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슈나이더, 원전 사업 위험성 지적
“시장 줄고 수익률 낮아져 손실 늘어
영국도 수지 안 맞아 투자 협상 난항”

[한국에너지신문] 국내에서 원전 수출에 앞장서고 있는 한전이 새 원전을 짓다가 파산한 아레바와 웨스팅하우스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2018 세계 원전산업 동향 보고서(WNISR)’의 총괄 저자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지난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전이 이미 UAE에서 수주한 원자력발전소만으로도 앞으로 대규모 손실을 볼 수 있는데,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수출을 계속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현황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턴트가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18 세계원전산업현황 기자간담회에서 마이클 슈나이더 컨설턴트가 보고서 내용을 설명하고 있다.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신규 원전의 위험성에 대한 사례로 영국을 들었다. 영국은 지난 2010년 신규 원전 계획을 발표한 뒤에 무어사이드를 포함해 4곳에서 투자자들과 수년째 협상하고 있지만 타결되지 않고 있다. 그는 전력판매단가에 비해 건설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사업자들이 선뜻 착수하려고 하지 않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또 신규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시장은 없으며, 몇 개의 새로운 원전이 지어지고는 있지만 사업성보다는 군사 문제나 지정학적인 필요에 의해 건설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주장은 우리나라가 공을 들이는 실제 사례로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사업의 경우 2016년 60년간 지분 투자, 10년간 원전 운전인력 파견 등을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지만 기대 수익률은 2011년 16%에서 2016년 10.5%로 떨어졌다. 유사시 한국군 자동개입 등의 내용을 담은 양국 간 군사 양해각서도 맺어졌다.

UAE에 이어 2기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는 사우디아라비아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해 미국과 원자력협정 맺기를 원하고 있어 계약 조건은 미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도 단독 입찰이 아닌 미국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편 슈나이더는 “핀란드에서 원전을 짓다가 파산한 프랑스 아레바의 금융 책임자는 아레바가 프랑스전력공사(EDF)로 인수되기 전 사직하면서 영국 힝클리포인트 원전 사업의 위험성을 경고했다”고 말했다. 아레바는 영국 원전 사업에 공을 들여왔었다.

그는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제공하는 세계원전산업 현황은 오해의 소지가 있는 자료가 많다”며 “전 세계 가동원자로 수는 454기 일본이 42개로 나와 있지만, 장기가동정지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9기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가동 면허가 취소돼 수명연장이 더 이상 이뤄지지 않는 대만의 진산 원전 등도 제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슈나이더 컨설턴트는 2030년이 되면 세계적으로 지원금 없이 태양광이 석탄보다 경쟁력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배터리나 양수발전, 냉장고, 냉동고, 온수 탱크 등 다양한 에너지 저장매체의 활용 가능성을 밝게 보고 있다.

그는 “한국의 기술 경쟁력을 고려하면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혁신과 성장을 이룰 수 있는데, 아직은 그런 부분이 잘 보이지 않고 있다”며 “재생에너지 시스템으로 전환하기 위해 원전과 석탄을 주력 에너지원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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