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칼럼] 폐기물 에너지는 과연 가치 없는 에너지인가
[전문가 칼럼] 폐기물 에너지는 과연 가치 없는 에너지인가
  • 오세천 공주대학교 교수
  • 승인 2018.12.03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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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천 교수
오세천 교수

[한국에너지신문] 현재 폐기물 에너지는 관련 시설의 주민 수용성 문제와 정부 정책의 변화로 관련 산업이 크게 위축되어 있다. 내포신도시 집단에너지 시설이 SRF에서 LNG로 전환되었으며, 나주열병합발전 시설은 2017년 9월 시설 준공 후 아직까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또한 SRF발전의 경우 신재생에너지에서 제외하자는 법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이다. 지금의 이러한 현황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제는 정말 폐기물 에너지가 과연 환경오염의 주원인이며 에너지로서의 활용 가치가 없는지 근본적으로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폐기물 에너지는 다른 에너지원과는 달리 에너지원으로써의 역할과 함께 폐기물의 관리라는 2가지의 측면을 가지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슈 중의 하나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며 재생에너지가 매우 깊게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유럽연합은 순환경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으며 2015년 12월 순환경제패키지를 채택하기도 하였다. 순환경제패키지에는 물질 재활용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재활용이 불가능한 폐기물에 대해서는 단순 소각이나 매립을 최소화하고 자원순환을 극대화하기 위하여 에너지 회수를 통한 순환이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따라서 폐기물 에너지는 에너지원으로의 역할과 함께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원순환 사회의 형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SRF발전 시설의 논란 과정에 늘 LNG로의 전환이 함께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LNG발전 시설로 전환하는 논의에 있어서 단순히 대상 시설만의 환경성만으로 비교하는 것에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

즉, SRF는 우리가 반드시 처리해야 할 폐기물로부터 만들어졌다는 것이며 LNG는 우리가 사용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연료라는 점이다. 석탄을 LNG로 전환하자는 것은 환경적인 측면에서 충분히 논의가 가능하며 타당하다. 그러나 SRF를 LNG로 전환하자는 것은 폐기물을 에너지로 회수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LNG를 추가로 더 사용하자는 의미와 같을 수도 있다. 이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순환이용의 목표에도 전혀 부합되지 않는다. 

또한 현재 폐기물 에너지의 경우 국제에너지기구(IEA)에 의하여 재생에너지로 분류되고 있지 않다는 내용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그러나 IEA에서 2017년도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도 OECD 국가들의 재생에너지 이용 발전량 현황에서 전체 재생에너지 중 재생도시폐기물(Renewable Municipal Waste)로부터 생산된 발전량이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연합의 제7차 프레임웍 프로그램 하에서 진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덴마크의 경우 2011년 기준 전체 발전량 중 도시고형폐기물(MSW, Municipal Solid Waste)이 4.9%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네덜란드 경우 전체 발전량의 3.3%가 MSW를 통해 생산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상당수의 국가에서 이를 재생에너지로 분류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폐기물 에너지의 재생에너지 인정 여부에 대한 논의는 어느 범위까지 재생에너지로 인정할 것인가의 합리적인 논의가 우선되어야 함이 마땅하다. 

모든 산업은 오랜 시간 동안 관련 산업계의 상호 인프라를 기반으로 형성된다. 따라서 폐기물 에너지 산업의 생태계가 무너질 경우 이를 복원하는 데는 적지 않은 시간이 다시 걸릴것이고, 그 과정에서 에너지 측면뿐만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발전의 측면에서 자원순환을 위한 폐기물의 환경적 관리에도 적지 않은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폐기물 에너지가 과연 환경오염의 주원인이며 가치 없는 에너지인지 정말 고민해볼 시점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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