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분산전원·스마트그리드 실효성 검증 토대 될 것”
“북한, 분산전원·스마트그리드 실효성 검증 토대 될 것”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11.1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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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동준 인하대 교수, 2018 동북아 전력포럼서
“거점도시 연결 방식으로 전력망 조성
동북아 슈퍼그리드로 연결도 가능”

[한국에너지신문] 전력 시설이 낙후돼 있고 지역별로 사정이 천차만별인 북한이 분산전원과 스마트그리드 등 전력 신기술의 실효성을 검증하는 토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18 동북아 전력포럼’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18 동북아 전력포럼’

원동준 인하대 교수는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2018 동북아 전력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원 교수는 “전력 측면에서 보면 오랜 시간에 걸쳐 단일 계통으로 촘촘하게 조성된 남한에 비해 북한은 백지상태에 가깝다”며 “지역별로 송배전 주파수가 다른데 이는 동기화가 되지 않았고 지역별 계통이 분리된 상태로, 일종의 ‘마이크로그리드’가 이미 형성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경제 협력이 산업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전력망 확충이 급선무이겠지만 한꺼번에 국가 전력망 전체를 남한 수준으로 잇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라며 “거점별로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해 서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단계별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교수에 따르면 북한은 2014년 당시 향후 10년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용량을 500만㎾로 확대하기로 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작은 지역 단위, 산업 및 주택단지 단위의 나노그리드나 마이크로그리드를 거점으로 만들고, 거점과 거점을 연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거점 간 연결 방식으로는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특고압직류송전(MVDC)을 제안했다. 

북한 현지에 마이크로그리드 거점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어느 정도는 마련돼 있다는 것이 원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평양과기대에는 태양광 시스템과 에너지저장장치가 구축돼 있다”며 “에너지관리시스템과 전력감시시스템을 활용해 관련 정보를 통합 모니터링하는 계획도 세워 놓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전력 사정이 비교적 우수한 함흥 인근에 있는 원산시를 에너지 거점 도시로 만들고 이를 갈마해안관광지, 마식령스키장과 금강산 관광단지 등으로 연계하는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이러한 계획이 더 확장되면 러시아의 연해주나 중국과의 연계도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자연스럽게 동북아 슈퍼그리드로 연결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원 교수는 “이 방안을 받아들인다면 남북 경협에 파급효과가 크고 군사시설과는 상대적으로 멀다”며 “북한 전력망 구축이 본격화되면 국내 전력 설비 관련 중소기업에는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 교수는 “북한의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계획이 필요한데 나노그리드, 마이크로그리드 등으로 시작한 후 HVDC, MVDC를 통해 전력망을 연결하고 융통하면 된다”고 말했다.

토바스 코바리엘 일본 자연에너지재단 이사장은 ‘동북아 슈퍼그리드 사업 타당성’을 발표했다. 그는 “최근 들어 중국, 몽골, 러시아를 잇는 계통 연계에서 북한과 한국, 일본까지 범위가 확장된 슈퍼그리드에 관한 논의가 활성화되고 있다”며 “동북아 지역 전력망 연계는 사회, 기술, 경제 등 모든 면에서 여건이 성숙돼 있어 정치 외교 문제만 해결된다면 큰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규 에너지경제연구원 팀장도 ‘남북 전력망과 슈퍼그리드’를 발표하면서 비슷한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전력망 연계가 수급 안정에 큰 도움을 주지만 전 세계적으로 지역 협의체가 없는 것은 동북아시아밖에 없다”며 “하지만 국가 간의 신뢰가 형성되지 않는다면 경제성 논의는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레이샤오멍 중국전력기업연합회 회장은 ‘중국과 남북한 전력 연계’를 발표했다. 그는 “중국도 연계성 강화를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고 최근 들어 초고압직류망으로 전력을 연계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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