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못 찍고 다시 하락세 접어든 국제 유가
100달러 못 찍고 다시 하락세 접어든 국제 유가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11.12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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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란 수출은 ‘찔끔’ 막고
사우디·러시아에 ‘증산’ 요구

[한국에너지신문] 지난달 초 서부텍사스산 원유가격 지수(WTI)가 배럴당 76달러까지 올라가면서 유가 100달러 시대가 도래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WTI는 이달 5일 63.10달러를, 8일에는 배럴당 60.67달러를 기록했다. 같은 날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12월 인도분은 1.80%(1.31달러) 내린 배럴당 70.76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트럼프는 핵심 지지층인 백인 저소득층을 공략하기 위해 유가를 내리라며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압박해 왔다. 트럼프 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8개국에 이란산 원유 수입금지 예외를 인정해 충격은 완화하면서 미국산 원유를 더 팔기 위한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은 올 8월 하루 109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올 6월보다 하루 12만 배럴의 생산량을 늘렸다. 지난주에는 하루 1160만 배럴을 생산했다. EIA에 따르면 내년 하루 평균 산유량은 1210만 배럴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자국의 원유 생산량을 늘리는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같은 산유국의 증산을 끊임없이 요구해왔다. 이란 제재로 차질을 빚는 공급량을 만회해 유가 상승을 막겠다는 의도다.

러시아는 지난달 하루 1141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해 최근 30년 동안 가장 많은 원유를 생산해 냈다. 미국도 같은 기간 하루 1140만 배럴을 생산했다.

사우디는 이미 최대치를 생산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OPEC 내의 최대 산유국인 만큼 추가 증산 가능성은 열려 있다. 오히려 미국과의 관계가 껄끄럽다는 점이 변수지만, 사우디의 증산은 외교보다는 유가 추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한편 OPEC과 EIA 등은 내년 원유 소비 증가 폭이 기존 전망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예측했다. 원유 시장은 초과 공급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 원유 재고는 지난주까지 7주간 증가했다.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유가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감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원유 수입은 지난달 하루 평균 861만 배럴로 사상 최고치로 늘었지만, 세계 산유량 증가에 비하면 적은 편이다.

업계에서는 공급 증가에 따른 유가 하락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앤드류 리포 리포오일어소시어츠 대표는 “이란 제재 예외조치로 원유 공급이 당초 예상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이란 원유 수출 감소 규모는 하루 평균 100만~120만 배럴이고 증산량은 이보다 훨씬 많다”고 말했다.

타마 에스너 나스닥코퍼레이트솔루션 에너지담당이사는 “미국과 러시아, 사우디 등의 산유량이 연일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을 약세장으로 반전시켰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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