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UAE 바라카 원전 모든 발전기에 ‘구멍’
한전 UAE 바라카 원전 모든 발전기에 ‘구멍’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10.22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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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갑 한전 사장, 국감서 “공극 발견해 시공 중단 후 보수 중”
환경聯 “신고리 3·4호기도 조사해야”
한전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하고 있는 바라카 원전 1∼4호기 격납건물에서 구멍(공극)이 발견돼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UAE 바라카 원전 전경.
한전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하고 있는 바라카 원전 1∼4호기 격납건물에서 구멍(공극)이 발견돼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은 UAE 바라카 원전 전경.

[한국에너지신문] 한전 컨소시엄이 아랍에미리트(UAE)에 건설하고 있는 바라카 원전 1∼4호기 격납건물에서 구멍(공극)이 발견돼 보수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김종갑 한전 사장이 지난 16일 국회 산자위 국정감사에서 처음으로 밝혔다. 김 사장은 정유섭 의원(자유한국당, 인천 부평갑)과 우원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노원을)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를 시인했다.

원자로 격납건물은 구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교훈 삼아 설치된 것으로 방사선 유출을 막는 방호벽 역할을 한다. 이러한 건물에 공극이 있으면 방사선이 새어나갈 우려가 커지는 것이다.

정유섭 의원의 “원전 가동률이 떨어져 적자가 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김종갑 사장은 “국내 원전은 정비 때문에 가동률이 떨어졌고, 평균 가동률이 안전에 맞는지는 모르겠다”며 “UAE 사업을 하면서도 한국과 똑같은 일이 있어 전부 정지하고 고쳤다”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은 “원전 이용률이 낮았던 게 탈원전 때문이냐”고 물었고, 김 사장은 이에 대해 답하면서도 “UAE 원전에서도 공극이 발견돼 시공이 중단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국내 원전 이용률이 최근 1∼2년 사이 낮았던 것은 과거의 부실시공 때문에 생긴 공극과 부식 철판에 대한 보수공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 한전이 한수원과 현대건설·삼성물산·두산중공업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건설하는 UAE 원전에서도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밝힌 것이다.

UAE 바라카 원전은 국내 원자력 기술과 노하우가 모두 투입된 원전으로, 신고리 3·4호기를 모델로 삼아 국내 건설사가 시공했다. 바라카 원전 1~4호기 중 1호기는 올 3월 준공됐다. 바라카 원전의 격납건물에서 콘크리트가 제대로 채워지지 않은 공극이 확인된 것은 지난해 8월이다.

3호기에서 공극이 처음 발견됐으며, 이후 1·2·4호기 격납건물에 대한 점검 결과 모든 원전에서 공극이 드러났다. 보수공사는 현재까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공사 때문에 전 호기의 준공이 미뤄질 경우 하루 60만 달러에 달하는 지체보상금을 현지 사업자인 UAE 원자력공사 측에 지불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바라카 원전과 동일한 모델인 APR-1400을 적용한 신고리 3호기는 지난 2016년 12월 상업운전에 들어가 현재 가동되고 있다. 신고리 4호기는 조만간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운영허가를 받아 내년 8월 상업 운전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외에 신고리 5·6호기와 신한울 1·2호기에 적용돼 있다.

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18일 논평을 내고 “격납건물은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최후의 방벽 역할을 하는 안전장치”라며 “부실시공이 되었다면 사고 시 결코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산자부가 같은 모델인 신고리 3·4호기도 동일한 문제가 없는지 전면 조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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