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차보다 효율 높은 전기차 나온다
휘발유차보다 효율 높은 전기차 나온다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09.17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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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기원, 조재필 교수팀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 기술로
비폭발성 차세대 배터리 개발
한 번 교체로 700㎞ 주행
조재필 교수

[한국에너지신문] 국내 연구진이 휘발유 엔진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전기차 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이번에 개발된 기술을 이용하면 폭발 위험이 없고 가격이 저렴한 전기차용 전지를 만들 수 있다.

울산과학기술원 에너지·화학공학부 조재필 교수팀은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 기술을 이용해 초기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전기차용 전지를 개발했다고 지난 13일 밝혔다.

이 배터리는 현재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리튬이온배터리보다 오래 쓸 수 있다. 다만 충전할 수 있는 이차전지가 아니라, 방전만 되는 일차전지다.

그래도 장점은 충분하다. 전기차에 적용하면 연료 역할을 하는 알루미늄 금속만 교체해 전기를 공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무게의 휘발유와 알루미늄의 실질적 에너지 밀도를 따지면 알루미늄이 월등하다.

알루미늄-공기-흐름-전지-개념도<br>
알루미늄-공기-흐름-전지-개념도

연구팀은 기존 ‘알루미늄-공기 전지’가 작동하다가 부산물이 쌓이면서 성능이 저하되는 것도 보완했다. 전지에 펌프를 달아 전해액을 강제로 흐르게 했더니 부산물이 쌓이지 않고 성능이 유지됐다.

연구팀이 만든 전지는 다양한 금속을 연료로 공기와 반응시켜 전기를 얻는 방식으로 ‘금속-공기 전지’라고 부른다.

이 기술은 리튬이온전지보다 에너지 밀도가 커서 차세대 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반응체인 알루미늄은 가볍고 저렴하다. 에너지 용량이 리튬보다 크고 무엇보다 폭발하지 않는다는 것이 장점이다.

공기를 받아들이는 전극에서 반응을 활성화시키는 고성능 촉매도 새로 개발했다. ‘은-망간 산화물 나노플레이트 촉매’를 적용해 폭발하지 않으면서도 에너지 밀도를 키웠다. 전기차의 주행거리와 안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전지의 방전 용량은 기존 알루미늄-공기 전지보다 17배 증가했다. 은-망간 산화물 촉매는 백금계 촉매와 성능이 대등하지만 훨씬 저렴하다. 은의 무게당 가격은 백금의 50분의 1에 불과하다. 전 세계적으로 알루미늄 수급은 리튬에 비하면 빠듯하지 않은 편이다.

조재필 교수는 “휘발유 1㎏은 실제 자동차에서 1700Wh의 에너지 밀도를 나타내지만, 알루미늄-공기 흐름 전지에 적용한 알루미늄의 에너지 밀도는 1㎏당 2500Wh가 된다”며 “이 정도 에너지 밀도라면 한 번 교체에 700㎞를 달리는 전기차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9월 13일 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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