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油價 하락에도 국내 기름값은 왜 안내리나
 ■ 국제油價 하락에도 국내 기름값은 왜 안내리나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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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유사·주유소 밥그릇 싸움에 소비자만 `울상

국제유가가 지난해보다 40% 가까운 하락폭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정부·정유사·주유소의 이해관계에 따라 국내 기름값은 소비자만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정부와 정유사, 주유소의 밥그릇 싸움에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세수중 최대수입원을 자랑하는 휘발유를 포함한 유류에 붙는 세금을 현 68%수준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휘발유를 포함한 유류에 붙는 세금은 세계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
휘발유의 경우 관세·교통세·주행세 ·부가가치세 등을 포함해 공장도 가격의 68%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와 같은 처지의 원유 수입국인 대만(38.8%)이나 일본(56.6%) 보다 훨씬 높다.
이는 지난 60∼70년대 에너지 안보개념이 그대로 지금까지 이어 진 것이다.
특히 자가용을 사치품으로 보고 휘발유에 교통세·주행세를 부과하는 발상은 지금과 같은 1가(家)1차(車) 시대에는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대한석유협회는 수차례에 걸쳐 교통세를 포함한 세금을 인하해 달라는 요구를 한 바 있다.
그런데도 재정경제부는 휘발유와 경유 에 부과하는 교통세를 2002년 폐지하는 대신 2003년부터는 특별 소비세를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국제 원유가격이 지난해보다 40% 떨어진 배럴당 20달러선을 맴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유사들은 국내 기름값을 소폭 인하하는데 그치고 있다.
원유도입에 2∼3개월의 시간이 걸리고 달러 결제시 환율변동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이유에서다.
고유가 시절 인상하지 못했던 미반영분이 있기 때문이란 해명도 하고 있다.
그러나 환리스크 헤지(회피)와 싼 원유공급처를 찾아내는 것은 모두 정유사가 당연히 해야할 책임이다.
원가상승 요인을 그대로 판매가격에 전가하는 가장 편한 장사방식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은 정유회사들이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발빠르게 올리고 국제유가가 내리면 어떤 핑계를 대서라도 천천히, 그리고 조금밖에 인하하지 않는다는 의구심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또한 9월 복수폴사인(상표표시)제 실시후 가격결정의 주도권을 오랜만에 쥐게 된 주유소업계는 제도 시행 전 일각에서 제기됐던 우려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정유사들이 그나마 내린 공장도 가격을 소비자 판매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그간의 적자를 메우겠다”며 고유가 시절 가격을 고수하는 곳 이 나타난 것이다.
휘발유의 경우 표준 소비자 가격은 ℓ당 1270원으로 추산되나 1300원, 심지어 1400원대를 받는 주유소가 상당수에 달한다.
정유업계는 폴 선택권을 보장받은 주유소가 정유사의 통제를 벗어나면서 소비자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풀이했다.
이미 예상된 일련의 과장에 소비자들은 탁상행정의 표본인 복수폴을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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