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 석유교역 중심지 `요원'
동북아 석유교역 중심지 `요원'
  • 한국에너지신문
  • 승인 2001.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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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기운 의원 `대외적 여건 충분하나 추진실적 미흡하다' 지적

한국석유공사가 향후 10년내에 세계석유소비 제2위 지역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동북아 지역에서 우리나라를 동북아 석유현물거래의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 국내 여건과 석유공사의 추진계획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배기운 의원이 국정감사때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형적 요건·남북간 화해협력 분위기·동북아 석유소비의 증가 등 앞으로 우리나라가 동북아 석유물류·교역의 중심이 될 수 있는 대외적 여건은 충분하다고 판단되나 세부추진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배의원은 우리나라는 지형학적으로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해 있으며, 한반도가 태평양과 유라시아 대륙을 잇는 관문으로써 향후 교역을 더욱 확대할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전제하고 지난해 6·15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간의 긴장관계가 완화·해소되고 남북경협이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돼, 과거와 같은 정치적 불안요인은 상당히 완화됐다고 설명했다.
석유소비량 세계2위인 일본, 3위인 중국, 6위인 우리나라 등 대규모 석유소비시장이 형성돼 있으며, 향후 10년내에 동북아 지역의 석유소비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런던·뉴욕·싱가포르 등 세계적인 석유교역 중심지의 경우, 내수의 2배에 달하는 정제능력과 석유정제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정제고도화 시설능력을 갖추고 있다.
배의원은 이러한 교역중심지에 비해 우리나라는 270만배럴의 정제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내수가 200만배럴 수준이므로 약 130만배럴의 정제능력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유수의 물류중심지들은 정제능력의 10배이상의 저장시설을 보유·운영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민간의 상업적 저장시설이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나 정부비축시설 중 비축유 미투입저장시설(3천만배럴규모)을 우선 활용한다면, 물류중심화를 위한 최소한의 저장능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석유물류 활성화에 장애가 될 수 있는 각종 규제가 적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또한 석유공사는 동북아 석유물류 중심화 전략과 관련하여, 에너지경제연구원에 연구용역을 실시하는 등 상당한 검토와 논의가 있었으나 연구용역결과가 나온지 1년이 다된 지금까지도 구체적인 실천프로그램이나 추진계획도 없이 제반 여건을 검토하고 제도적 보완책을 모색하겠다는 원칙적인 답변만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이전 국정감사때 보고내용은 지난 5월 국회에서도 동일하게 제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동북아 석유중심지로서의 계획이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목표를 제시하고 추진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으나 한국석유공사측은 턱없이 부족한 신규 투자비용과 구체적인 추진에 대해 아직 난색을 표명하고 있는 상태여서 계획에 그치는 사업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석유공사로만 추진이 힘든 상황이라면 물류기지로서의 메리트를 느끼고 있는 민간기업과 협력해 구체적인 프로젝트를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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