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여행] ‘스마트 에너지 유럽’을 가다
[에너지 여행] ‘스마트 에너지 유럽’을 가다
  • 남부섭 발행인
  • 승인 2018.07.02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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❶ 태양광 패널 세척기 ❷ 페인트를 칠한 태양광 패널(左)과 양면발전을 하는 패널(右)

[한국에너지신문] 지난달 20일부터 22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개최된 ‘스마트 에너지 유럽’은 우리에게 인터솔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스마트 에너지 유럽은 태양광, ESS, 전기차, 에너지 솔루션 4개 분야전시회가 공동으로 개최된 세계 최대의 에너지 컨벤션이다.

그동안 여러 번 인터솔라에 갈 기회가 있었으나 기자들이 보고 배워야 한다는 생각에서 늘 밀려 이번이 처음이었다. 전시 부스마다 인산인해라 말 붙이기도 쉽지 않았다.

스마트 에너지 유럽에서는 국내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제품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부스가 많았다. 

첫 번째는 태양광 패널 세척기다<사진 1>. 사실 지난해 7월 북미 인터솔라에서 패널 세척기를 본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후 국내 사정을 알아보니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비가 와서 사실상 패널을 청소할 일이 없다는 것이었다. 우리의 현실을 이야기하고 경제성을 물어봤더니 5㎿ 이상은 경제성이 있다면서 세계에 약 300여 기를 팔았다고 한다. 가격은 약 3500만원 정도라고 했다. 

두 번째는 페인트를 칠할 수 있고, 양면발전을 하는 태양광 패널이다<사진 2>. 태양광 패널을 벽면에 세울 때 모듈 자체에 페인트를 칠해 건물의 미관을 살리는 제품이다. 페인트 색깔은 다양하게 할 수 있으며 발전효율은 전혀 낮아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패널에 페인트를 칠하는 것이 무슨 대수냐 하겠지만 엄연히 특허를 가진 제품이다. 양면발전을 하는 패널은 셀의 뒷면도 발전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제품이다. 이면에서 반사하는 빛으로도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었다. 발전효율은 20% 정도 높아진다.

❸ 지붕의 곡면 그대로 모듈을 설치한 영상 장면 ❹ 전기 스포츠카 

세 번째는 곡면 모듈이다<사진 3>. 효율도 다소 떨어지고 작업도 어렵고 비용도 더 들어가겠지만 건물이나 도시 미관을 살린 디자인이다. 

뒤셀도르프에서 뮌헨까지 5시간 동안 기차를 타고 가면서 유심히 창밖을 보았지만 단 한 곳도 미관을 해칠 정도로 패널이 설치된 곳을 보지 못했다. 필자는 국내 태양광 설치가 아무런 규제 없이 마구잡이로 디자인되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이 많다. 독일은 들판에도 낮게 설치해 미관상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네 번째는 전기자동차와 충전 장치들이다<사진 4>. 전기차는 유럽에서 아직 별 인기가 없는 아이템이어서 그런지 부스가 한산했다. 하지만 스포츠카나 고급 승용차 모델도 많이 나와 전기차 산업이 많이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❺ 악기를 설치한 기업의 부스  ❻ 한화큐셀 부스

또 한 가지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시 부스에 악기를 가져다 설치한 기업이 있다는 것이었다<사진 5>. 수십 명의 인사가 끝없이 비즈니스에 열정을 쏟아붓고 난 뒤 춤추고 노래하며 파티를 하는 모습은 우리와 다른 모습이다.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한화큐셀의 부스도 보였다<사진 6>. 가장 큰 규모의 부스로 보였지만 상호는 큐셀로만 표기해 한국 기업인지 독일 기업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밖에도 중국의 한 중소기업은 진공관을 이용해 태양열로 물을 데운다고 하는데 이해가 쉽지 않았으나 평판형 패널을 25년이나 보증한다며 신제품을 설명했다. 

또 눈길을 끌었던 곳은 모듈 재생 기술을 소개하는 프라이부르크 연구소였다. 10억원 정도가 소요되는 재활용 설비를 이용해 셀 자체는 소각하고 다른 부산물을 재활용한다는 설명을 듣고 여전히 부족한 재활용 기술의 현실을 재확인했다. 

이번 스마트 에너지 유럽에는 한화큐셀을 비롯해 LG화학, 삼성SDI, 한솔, 신성 등 많은 재생에너지 기업이 참여하여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산업에서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00년대 초 독일에 갔을 때 독일 사람들이 “유치원생과 대학생이 이야기하는 격”이라며 우리와 비즈니스에 응하지 않았던 때에 비하면 정말 격세지감이 아닌가.

취재 여행의 아쉬움이 있다면 현지 기업이나 다른 외국 기업들의 부스에는 손님들로 가득 차 말을 걸기도 쉽지 않은데 한국 기업의 부스에는 사람이 없었다. 비즈니스 스타일의 차이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이 비즈니스를 할 줄 몰라서 그럴까? 글로벌 비즈니스란 어떤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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