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너지 선진국 현황은
수소에너지 선진국 현황은
  • 조강희 기자
  • 승인 2018.05.08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日, 수소연료전지 확산 전략 로드맵 발표
獨, 정부 차원 미래 핵심 에너지원으로 육성

[한국에너지신문] 세계에서 수소산업을 이끌어가는 나라는 단연 이웃 나라 일본이다. 일본은 지난 2014년 경제산업성이 ‘수소·연료전지 확산 전략 로드맵’을 발표하고, 2016년 이를 개정하는 등 정책을 세우고 민관이 산업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직접 실행해 나가고 있다.

일본 현지의 수소스테이션
일본 현지의 수소스테이션

2040년까지 3단계 정책 진행…수소 생산시 CO2  발생 ‘0’로 
수소차에 가정용 발전까지 생활 밀착형 확장 전략 ‘주효’
수소발전소·수소공장도건설… 효율↑·가격↓ 기술 개발 집중

이 계획에 따르면 일본은 도쿄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가정용·상업용 연료전지와 수소충전소, 연료전지차 등을 확대 보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먼저 가정용 발전소에 쓰이는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 가격은 80만엔(한화 780만원 내외), 상업용에 사용되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SOFC) 가격을 100만엔(한화 980만원 내외)으로 맞추고, 수소충전소 160곳과 수소차 4만 대를 운영하게 된다. 수소연료전지차(FCV) 연료비용을 하이브리드차(HEV)보다 낮은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목표다.

2025년까지는 수소충전소 320곳, 수소차 20만 대를 보급하고 하이브리드 전기차보다 차량 가격을 낮추는 것이 목표다. 2030년에는 대규모 수소발전소를 건설하고, 수소 해외조달망을 확보해 수소차 80만 대가 일본 전역을 운행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 분산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 25만대까지 ↑

일본은 분산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도 530만 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2040년에는 수소생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을 완전 차단하는 것이 목표다. 탄소포집장치(CCS)와 재생에너지를 활용하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계의 시각이다.

한편 현지 분산발전용 연료전지시스템은 2008년 3307대에서 최근 25만대까지 증가했다. 높은 수준의 정부지원금 덕분에 부담 비용은 줄어들고 있고 설치는 급증하고 있다. 분산발전 연료전지의 핵심부품인 스택(stack)의 촉매로는 백금이 사용되는데, 백금의 촉매 효율은 최근 꾸준히 개선되고 있어 비용은 더 줄어들 수 있다.

일본의 소형 분산발전 연료전지시스템 ‘에너팜’
일본의 소형 분산발전 연료전지시스템 ‘에너팜’

현지에서 출시된 대표적인 소형 분산발전 연료전지시스템은 ‘에너팜’이다. 주택가에 설치해 도시가스를 개질기에 통과시켜 수소를 추출해 연료전지 스택에 공급해 전기를 생산한다. 현재 에너팜의 가격은 지원금을 모두 포함해 우리 돈으로 900만원에서 1000만원 내외다.

한편 일본의 수소충전소는 현재 100곳 수준이다. 이 중 39개는 도쿄 부근에 위치해있다. 도요타의 수소전기차 ‘마리이’의 1회 충전 운행가능거리 500㎞를 기준으로 가정하면 현재 설치된 수소충전소만 이용해도 일본 내에서 자동차로 이동할 수 있는 최대거리인 1938㎞에 달하는 나가사키와 아오모리 간을 운행할 수 있다.

지난해 수소차 미라이를 4268대 판매하며 글로벌 1위를 차지한 도요타는 2020년까지 3만 대의 수소전기차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6년 수소차 클래리티를 출시했지만 대중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혼다도 꾸준한 기술개발에 나서고 있고, 닛산도 2020년 목표로 수소차 양산 계획을 내놨다.

■ 고베항을 수소 수입 기지로

일본 가와사키중공업과 오바야시구미는 올해부터 고베 외곽의 인공섬 ‘포트아일랜드’에 수소발전소를 건립하고 고베 지역에 전력을 공급한다. 수소는 현재 20%만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은 천연가스를 사용한다.

목표는 100% 수소만을 활용한 발전소다. 고베항에는 이 발전소 등 다양한 수소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현지 최대의 수소 및 산업용 가스 업체인 이와타니와 더불어 수소 수입 기지를 만들기로 했다.

고베에 위치한 가와사키의 수소공장
고베에 위치한 가와사키의 수소공장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공장을 세우는 계획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도시바와 도호쿠전력이 이와타니와 손잡고 2020년까지 후쿠시마에 연간 900톤의 수소를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한다.

치요다, 미쓰비시, 미츠이, 니폰유센은 브루나이에서 수소를 만들고 그중 200여톤을 일본으로 수입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타니, J-파워, 가와사키, 쉘은 호주의 저품위 갈탄으로 수소를 만들어 액화해 전용선으로 운송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한편 수소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을 100%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배기가스 중에서 이산화탄소를 분리해 포집한 후 압축과정을 거쳐 저장하거나, 풍력·태양력 발전 때 발생하는 잉여전력을 물 전기분해에 사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이 유력하다. 일본은 지난해 수소·연료전지 관련 예산으로 417억 6000만엔(약 4153억원)을 책정했다.

■ 기업들 앞다퉈 수소 관련 기술·설비 개발 

일본의 수소 기술은 효율을 높이고, 가격을 낮추는 방향으로 집중되고 있다. 분야도 연료전지기술, 태양력·풍력과 융합된 수소생산, 지열 융합 등으로 다양하다.

연료전지 제조사 도시바는 도시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던 700W, 3.5㎾, 100㎾급 고분자전해질연료전지(PEMFC) 시스템을 모두 순수 수소를 사용하는 ‘순수 수소형 PEMFC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아사히카세이가 신재생에너지를 수소로 변환시키는 에너지 효율은 90%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리튬 이온 전지의 절연재 부문 세계 선두 기업인 아사히카세이는 잉여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물을 전기분해, 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실증플랜트 가동시간은 9500시간을 넘기며 양산 가능성을 한껏 높였다.

상온에서 대량으로 운반하기 쉬운 암모니아를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 발전 설비도 개발되고 있다. 수소와 톨루엔을 결합시켜 MCH라는 화합물로 정제해 운송한 후 수소 충전소에서 다시 수소를 추출하는 이 기술은 플랜트 건설기업인 치요다 화공이 개발하고 있다. 천연가스 화력발전소에 수소를 혼합해 비용과 이산화탄소를 함께 줄이는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이동형 수소스테이션 개발도 빨라지고 있다. 이와타니는 최근 국제수소연료전지 박람회에서 수소를 생산한 뒤 충전할 수 있는 이동형 수소스테이션을 선보였다. 이 수소스테이션은 최대 6㎏의 수소를 저장·운반·충전할 수 있다.
 

이웃 나라 일본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독일 역시 수소에너지 선진국이다. 독일은 정부 차원에서 수소를 미래 핵심 에너지원으로 육성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장기 계획을 세워 진행하고 있다.
 

규제 완화 확산 토양 마련…정부·기업 투자 활발
2030년 수소차 180만대·충전소 1천곳으로 확대
수소열차 시운전 등 세계 수소기업의 시험 무대로

현지에는 프랑크푸르트·쾰른·슈투트가르트·마인츠 등에서 이미 수소버스 60여 대가 도로 위를 달리고 있다. 세계 최초의 순수 수소연료전지차 역시 시험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운행을 앞두고 있다. 난방 효율을 높이기 위해 수소를 이용하는 기술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린데가 독일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소충전소
린데가 독일에서 운영하고 있는 수소충전소

정부는 적극적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이 수소 산업을 확산시킬 토양을 만들었다. 민간기업들은 자율적으로 수소 생태계를 널리 확산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진행된 ‘클린에너지파트너십’(CEP)에 따라 독일은 수소충전소를 확충하고 수소차 주행을 시험했다.

예산은 국가수소기구가 국가혁신프로그램을 통해 4억 유로(한화 5167억원)를 지원했다. 대도시를 중심으로 9개 고속도로를 연결해 전국을 수소차 운영 권역으로 만드는 계획을 세워 추진한 결과 독일은 현재 수소충전소 57곳을 보유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수소충전소 사업 계획 책정과 보급지역 분석, 운영 등을 위해 에너지업체 6개사가 공동 출자회사 형태로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독일 다임러, 린데, 오스트리아 OMV, 네덜란드 쉘, 프랑스 에어리퀴드, 토탈 등이 공동 출자회사를 세웠다.

이 회사는 2020년까지 20만 대의 수소연료전지차(FCEV)를 보급하고, 400곳의 수소충전소를 설치한다. 수소차는 2023년 65만 대, 2030년 180만 대로, 수소충전소는 2023년 400곳, 2030년 1000곳으로 늘리기로 했다. 충전소 설치비의 50%와 운영비의 50% 이상은 정부가 지원한다.

글로벌 수소 기업들은 수소에 우호적인 독일에서 다양한 관련 장비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프랑스 발전설비회사 알스톰이 개발하고, 독일 잘츠기터가 제작한 세계 최초의 여객용 수소연료전지 열차 ‘코라디아 이린트’는 독일 북부 니더작센주에서 시운전을 완료했다. 이 열차는 수소에너지를 사용, 최대 시속 140㎞의 속도로 한 번에 1000㎞를 주행할 수 있다.

니더작센주철도회사는 이 회사에서 14대의 열차를 도입한다. 독일은 앞으로 디젤열차 130대를 수소연료전지열차로 대체한다. 연료는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원에서 야간에 생산되는 잉여전기를 활용해 생산된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 양산에 성공한 현대차 역시 독일 카셰어링업체에 수소차를 공급했고, 2016년부터 독일 오펜바흐에서 수소충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 기업들의 수소 기술력도 세계로 뻗어 나가고 있다. 세계적 가스생산업체인 독일 린데는 기체수소 액화기술, 액화수소 압축·이송기술 등 액화수소와 관련된 다양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 린데는 독일 로이나와 잉골슈타트 지역에 액화수소플랜트를 운영하고 있다.

린데의 기술은 유럽·미국·일본 등 세계 15개국 200개 이상의 수소충전소에 적용됐다. 린데는 한국에서도 꾸준히 수소사업을 해왔다. 2000년에는 현대석유화학에서 수소공장을 인수했고, 2003년에는 서산공장에 수소충전설비를 준공했다. 올해는 평창·강릉·광주·창원 등에 5곳의 수소충전소를 완공할 계획이다.

알스톰이 제작해 독일에 운행되는 수소 열차 ‘코라디아 이린트(Alstom-Coradia-iLint-1)’
알스톰이 제작해 독일에 운행되는 수소 열차 ‘코라디아 이린트(Alstom-Coradia-iLint-1)’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